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간 법 해석 분분… 26일 공문 보내 활동 종료 통보야당 의원,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에 추가 사재 출연 압박도
  • ▲ 세월호 관련 답변.ⓒ연합뉴스
    ▲ 세월호 관련 답변.ⓒ연합뉴스

    27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세월호 인양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활동 기간에 대한 법 해석 문제,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책임 소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주요 증거인 선체 부품이 절단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해수부로부터 받은 '달리하오 선상 작업일지'에 따르면 세월호 선체를 인양하는 상하이샐비지컨소시엄(이하 상하이)은 지난 5월 선체 좌현 스테빌라이저를 절단했다"며 "스테빌라이저는 선박 양측면에 날개 형태로 설치돼 좌우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로, 세월호 침몰 원인 규명에 중요한 선체 일부"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 설명대로면 2014년 9월12일 광주지법에서 이뤄진 청해진해운과 우련통운 등 임직원 11명에 대한 8회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조타수 조모씨는 변호사가 "타(조타기)를 원위치시켰는데도 선수가 계속 돌아간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배의 양옆에 날개(스테빌라이저)가 있는데 거기에 뭔가가 걸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세월호 특조위는 (스테빌라이저가) 선체가 좌현으로 누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중요한 선체 구조물이므로 함부로 손대선 안 된다고 했으나 해수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따져 물었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스테빌라이저를 절단한 게 맞다"며 "좌현에 인양용 빔을 설치하려면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세월호 인양 방식 결정 과정도 문제 삼았다. 상하이가 현재 시행하는 '부력재를 이용한 인양'이 정부의 기술검토기획단(TF) 사전검토에서 가장 위험성이 큰 방식으로 평가됐는데도 이를 채택했다고 질타했다.

    세월호 특조위 활동 기간 종료에 대한 정부의 법 해석에 대해서도 질의가 집중됐다. 해수부는 세월호 특별법 시행일인 2015년 1월1일부터 특조위 위원의 임기를 계산해 이달 30일로 활동 기간이 끝난다는 견해다. 특조위에 따르면 해수부는 26일 공문을 보내 "세월호 특별법에 따라 오는 30일 위원회 활동종료 후 3개월간 사무처가 위원회의 잔존 서무를 처리하게 된다"고 통보했다. 활동종료를 공식 통보한 셈이다. 반면 특조위는 예산을 배정받은 지난해 8월4일부터 활동한 것으로 봐야 하므로 내년 2월3일까지 조사활동을 벌일 수 있다는 견해다. 더민주 이개호 의원은 "법이 시행됐더라도 특조위원이 없는데 어떻게 활동을 개시했다고 볼 수 있느냐"며 "이해가 안 되는 유권해석"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현권 의원에 따르면 해수부는 지난해 2월 법제처에 특조위의 활동 기간과 위원의 임기 종료일에 대한 법령 해석을 의뢰했다가 철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수부는 "특조위 활동 기간이 특별법에 명확하게 규정돼 있어 법령 해석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김 의원 측에 해명했다.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유수홀딩스 회장)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더민주 박완주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최 전 회장에게 "유수홀딩스, 비공식 가족자산, 급여와 배당수익까지 더하면 최 회장 일가의 재산이 1800억원쯤으로 추정되는데 맞느냐"고 따진 뒤 "(최 전 회장의 설명대로면) 최 회장 일가의 재산이 1000억원인데 이 중 10%를 한진해운 사태 해결을 위해 출연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최 전 회장은 "개인 재산의 3분의 1을 출연했다"고 강조했다. 최 전 회장의 개인 재산은 350억∼400억원으로 파악됐다.

    같은 당 김철민 의원은 "추가로 사재 출연이 가능하냐"고 물었다. 최 전 회장은 "개인적으로 상속세 대출금을 갚기 위한 주식 담보가 돼 있고 더 출연하면 유수홀딩스 경영에 문제가 있어 많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의원들의 책임 추궁이 이어지자 최 전 회장은 "2014년 이전까지 일에 대해 책임을 졌다. 2014년부터 법정관리 전까지의 상황은 현 경영진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심이 담긴 사죄가 아니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잠시 엎드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