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혁신 통해 고부가 의약품 생산공장 경쟁력 확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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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최근 산업계의 화두다. 각 분야마다 조금씩 이 변화에 대해 달리 해석하고 있지만 대개 사물인터넷(Internet or Things, IoT)을 핵심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내 산업의 중심인 제조업계는 IoT를 인간의 노동력을 대신했던 '자동화', '기계화'를 넘어 인간의 판단력까지 대신할 수 있는 '무인화'를 실현시킬 기술로 분석한다.
기계화와 자동화가 힘든 노동에서 인간을 자유롭게 만들었다면 무인화는 반복적인 판단을 내리는 지겨운 정신 노동에서 인간을 해방시킨다.
성장하고 있는 제약 업계 역시 IoT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경쟁국들에 비해 저렴하고 우수한 제조 공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생산 공정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신약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기술력을 일부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제약 업계의 특성을 감안하면 생산 과정의 변화를 통해 세계의 제약 공장으로 나아가는 것이 유일한 경쟁력 확보 방법이다.
화학공정을 통해 생산됐던 과거의 의약품이 최근 고도화·정밀화 단계를 통해 바이오의약품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이런 큰 변화도 국내 제약사들이 공정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합성이라는 화학적 반응을 통해 생산된 의약품에 비해 배양이라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바이오의약품은 부작용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는 올해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2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2018년 이후에는 세계 상위 100대 의약품 중 절반 이상이 바이오의약품으로 채워질 것으로 보고 있는 전문가들도 많다.
실제로 지난 2000년 매출 상위 10대 품목 중 바이오의약품은 1개에 불과했지만 2012년에 7개로 크게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제약의 시장 규모는 210조원으로 국내 기업들이 가장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산업 분야 중 하나인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97조원)의 2배가 넘는다.
이처럼 바이오제약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경제사회국(UNDESA)이 지난해 펴낸 세계인구전망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는 현재 8억 9790만명(전체 12.3%)에서 2030년 18억 2750만 명(21.5%)으로 급증한다.
인구 증가와 더불어 다가올 고령화에 대비해 합성에서 배양으로 세계적인 제약사들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제품 개발에 욕심을 내기 보다는 성장하는 시장에서 동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제품 개발과 생산이라는 제조업의 두 개의 큰 분야 중 단기적으로 생산의 혁신에 집중해 세계의 의약품 제조 공장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품 개발은 장기적으로 다가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