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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간 한국거래소의 인사관련 주주총회 안건은 원안대로 모두 무사통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이달까지 3년여동안 정기·임시 주주총회는 총 21회에 걸쳐 모두 44개 안건이 처리됐다.
이 가운데 원안대로 결정나지 않은 안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거래소 조직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인사 관련 안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전체 안건 중 임원 선임, 사외이사 및 각종 위원 선임 등 인사 관련 안건은 29건으로 전체의 65.9%였으나 이 중 부결된 사안은 '0건'이었다.
여러명을 한꺼번에 선임하는 안건 중 2건은 원래 천거된 후보 중 일부만 선임되고 미뤄졌을 뿐 부결된 사안은 없었다.
2013년 9월 말과 2014년 7월 초에 각각 열린 임시주총에서 상임감사 등 임원 선임 안건 4건, 1건 등 모두 5건에 대해 안건 논의 자체가 연기되기는 했으나 추후에 결국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처럼 한국거래소 주총에서 안건이 그대로 통과되는 것은 한국거래소의 구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대부분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 기업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주주총회에서 투표를 하는 이들은 이들 회사의 대표들이다.
거래소의 업계 영향력을 고려할 때 증권사 입장에서는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도출하기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 지분 중 NH투자증권이 7.45%를 갖고 있고, 메리츠종금증권 5.83%, 한화투자증권 5% 등으로 대부분이 증권사, 선물사 등이 보유하고 있다. -
오는 30일 차기 이사장 선출을 위해 열리는 임시주총에서도 지분을 갖고 있는 증권사들은 이미 상당수가 위임장을 제출한 상태다.
임시주총에서 단독 후보로 나선 정찬우 후보자에 대한 이사장 선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정 후보자는 금융위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인물로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은 '낙하산 인사'라며 선임을 반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노조 관계자는 "30일 주총에서는 주주의 50% 가량이 위임장을 제출해 정 후보자의 선임이 이미 찬성쪽으로 기울어졌다"며 "낙하산 인사 선임 반대를 위해 주총에 맞춰 파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노조는 30일 주총에 맞춰 거래소 운영에 필요한 최소 인력 100여명만 남기고 400여명이 참여하는 파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주총에 맞춰 파업을 추진해 주총 일정이라도 연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주총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건을 포함해 임원 등 인사 및 정관 안건 등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는 모든 안건을 기준으로 했으며, 연기된 안건도 포함됐다. 다만 영업·감사보고 등 단순 보고사항은 제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