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원자력 중심서 천연가스 대체 글로벌 움직임 대비책 시급"
  • ▲ 울산에서 동남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동해-1가스전' 해상플랫폼.ⓒ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울산에서 동남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동해-1가스전' 해상플랫폼.ⓒ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최근 산업계 전반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혁명은 늘 그랬듯이 인간을 힘든 노동에서 해방시켰다. 인간을 대신하는 기계가 개발되면서 산업이 본격화됐고 그 기계를 움직이게 만드는 에너지(energy)를 통해 혁명이 시작됐고 기계가 고도화되면서 혁명의 차원이 높아졌다.

    산업 고도화의 핵심은 기계와 에너지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 기술은 그동안 인간이 내려야 했던 단순 명령을 기계 스스로 판단하게 만들어 인간에게 창의적인 시간을 선물했다. 혁명의 또 다른 핵심 변수인 에너지 역시 큰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주요 국가들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내세우고 있기에 과거처럼 석탄 발전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또 가까운 이웃 일본의 지진이 최근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위험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효과적인 에너지 생산 방식인 원자력 발전만을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저렴한 산업용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던 과거에는 석탄과 원자력의 인기가 높았지만 환경 오염이라는 약점을 지닌 석탄과 위험한 에너지인 원자력에 대한 각국 정부의 규제가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천연가스의 인기가 오르고 있다.

    천연가스의 인기는 2000년대 들어서 미국에서 시작된 셰일혁명이 일부 견인했다. 셰일가스로 불리는 메탄(methane·천연가스 주성분)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천연가스의 가격이 저렴해졌고 이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이 다시 경쟁력을 가지기도 했다.

    산업 영역 중 가장 큰 분야를 차지하는 제조업은 제품 개발과 생산으로 이원화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개발 과정의 핵심은 인간의 능력이고 생산의 핵심은 에너지 경쟁력이다.

    글로벌화로 제품 개발 능력을 보유한 인재의 이동이 자유롭고 원료와 기계 등이 세계적으로 표준화되면서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은 저렴한 에너지 확보 뿐이다. 

    안전하고 저렴하면서도 환경을 고려한 에너지원으로 떠오르는 것이 천연가스다. 세계적으로도 천연가스를 통한 전력 생산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전체 전력 생산용 에너지원 중 석탄의 비중이 40%에서 오는 2020년까지 37.8%로 줄어든다.

    EIA는 석탄 소비를 대체할 에너지원인 천연가스가 현재의 20%대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 2040년에는 30%에 육박하는 소비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자력 발전 비중은 10%를 유지하면서 석탄의 감소나 천연가스의 증가 추세처럼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천연가스로 옮겨지는 세계적인 흐름과 반대로 국내는 석탄과 원자력의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추세대로면 현재 석탄을 통해 얻는 36%, 원자력을 통해 얻는 29% 전력이 2025년에는 석탄 발전 비중이 42.8%, 원자력 발전 비중이 35%로 늘어난다.

    세계적인 흐름과 반대로 가고 있는 국내 에너지 정책에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발전용 석탄과 우라늄에 세금 혜택을 주고 생산 단가가 낮은 전력을 우선으로 사들이는 등 정부의 정책이 석탄과 원자력 발전에 집중하던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