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13·14일 7시간 파업 단행...인명사고 계기대우조선해양, 오는 17일 기자회견 개최...구조조정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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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조선사들 노조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한동안 파업 동력을 잃었던 조선 노조가 희망퇴직, 안전사고에 다시 한번 결집하는 모양새다. 모처럼만에 수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황 회복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 노조는 재차 파업에 돌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0일부터 부분파업을 단행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분사 등 구조조정으로 인한 갈등으로 임단협도 마무리 짓지 못한 가운데 지속되고 있는 인명사고는 현대중공업 노조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12일 인명사고 이후 대략적인 투쟁방침을 밝혔다. 우선적으로 오늘과 내일 전 조합원이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7시간 파업에 돌입한다.

     

    그룹 내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이 임단협을 마무리 지으며 홀로 남아 파업 동력을 잃어가던 현대중공업은 이번 인명 사고를 발단으로 다시 한번 파업 의지를 살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최근 사측이 발표한 희망퇴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는 반대했으나 단체 행동에는 소극적이었다. 정부와 채권단이 파업에 돌입할 시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금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대우조선해양이 진행하고 있는 희망퇴직에는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단체행동 역시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10일 사내에 발행하는 투쟁속보를 통해 "인력 감축으로 인한 비용 절감은 경영 정상화의 방편이 될 수 없다"면서 "노조는 모든 역량을 집중해 희망퇴직을 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투쟁을 위한 세부계획을 알리기도 했다. 먼저 18일부터 20일까지는 사내 곳곳에서 분사, 희망퇴직 등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한다. 이어 21일에는 거제 옥포에서 ‘조선업 살리기 한마당 문화제’를 개최, 투쟁 열기를 더해갈 예정이다.

     

    노조는 17일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홍성태 위원장 등 노조 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구조조정과 관련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구조조정을 둘러싼 사측과의 갈등이 팽팽해 긴장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협은 10월말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선거 준비로 인해 사측과 대화를 중단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구조조정에 반발해, 단체 행동에 나설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노조의 강경한 태도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등이 선박 수주를 잇따라 하며 시황 회복에 나선 상황에서 노조 파업은 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10월 들어 국내 조선소들이 연이어 수주 소식을 전하는 가운데 노조 파업은 업계에 또 다시 찬물을 끼얹는 격"이라면서 "노사 모두 한발 물러서서 파업까지 가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사 갈등이 지속되는 한 수주가 이어진다 해도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