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해양 수호 위해 권한 줘야"… 與 "조직 개편한 지 얼마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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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어업을 단속하던 우리 해경 함정이 중국 어선의 고의 충돌로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한 뒤 해양경찰의 독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어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해양경찰청이 세월호 참사의 후속 조처로 해체돼 국민안전처 소속으로 격하되면서 우리 바다를 수호하는 역량이 떨어졌다는 게 해경 독립을 주장하는 측의 의견이다.
그러나 해경이 해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조직을 개편하는 게 오히려 조직의 안정을 해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인천이 지역구인 국회 국토교통위운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중국어선이 지난 7일 우리 해양경비안전본부 고속단정을 공격해 침몰시키는 등 중국 불법조업 어선이 갈수록 흉포해지고 있다"며 "(정부는) 함포사격까지 고려하겠다고 하지만, 중국의 불법 조업은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운을 뗐다.
윤 의원은 "야당은 우리 영해수호를 위해 해경 해체는 안 된다고 했지만, 정부가 세월호 비극의 책임을 물어 해경을 해체한 지 2년여가 흘렀다"며 "열악한 환경과 지원, 권한은 없고 독립조차 되지 않은 조직에 모든 것을 맡겨 놓으니 이번 고속단정 침몰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해경이 부활하지 않는다면 비슷한 사건은 반복되고 서해 앞바다는 중국 불법어업 어선에 계속 유린당할 것"이라며 "현재의 대응체계는 한계에 봉착했고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 해양경찰이 없다는 건 어불성설인 만큼 정부는 백지상태에서 해양경찰청 부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어선으로 말미암아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인천에 해양경찰청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12일에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이 해양경찰청 부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홍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해경이 안전처 산하에서 강인하게 재탄생해야 했는데 더 무기력해졌다"며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고, 중국 어선의 불법 침범 문제 등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이런 조직으로는 조금 어렵지 않겠나"라고 부활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해경 함정 침몰과 관련해 "해경을 해체한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황주홍 의원도 전날 농해수위 국감에서 "해양 수호 차원에서 해경 부활이 필요하다는 데 여야의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경 독립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여권 수뇌부에서 조직 개편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12일 나포된 불법 중국어선이 있는 인천 만석부두를 방문한 자리에서 "해경이 바뀐 지 얼마 안 됐고 안전 쪽은 부처의 지휘나 효율성을 고려해 개편한 것"이라고 반대의 뜻을 비쳤다. 그는 이어 "정부기관을 부침개 부치듯 이렇게 저렇게 엎는 것은 오히려 조직의 안정을 해치는 것이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