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공급과잉 상황에 내륙사 메리트 적어동종업계 인수해도 시장판도 변화 '미비'


  • 시멘트업계의 마지막 매물인 현대시멘트가 조만간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들어간다. 현대시멘트는 '알짜 매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내륙사(내륙지역 공장 보유)라는 점과 높은 인수 예상가격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시멘트는 매각주간사 산업은행, 하나금융투자, 삼일회계법인 등이 매도자 실사를 거쳐 다음달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현대시멘트는 앞서 매각작업을 마친 쌍용양회, 한라시멘트 등에 이어 알짜 매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시멘트업계 시장점유율은 쌍용양회 1위(28.8%), 한일시멘트 2위(21.2%), 성신양회 3위(13.2%) 등의 순이다. 이어 동양시멘트가 11.4%, 한라시멘트, 9.5%, 아세아시멘트 8.5%, 현대시멘트 7.4% 수준이다.

    시멘트업계는 상위 7개사가 전체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할 정도로 독점 구조를 갖고 있어, 현대시멘트 인수 시 영향력 강화의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현대시멘트는 내륙사이나, 인수예상가격도 높은 수준임을 감안할 때 알짜 매물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현대시멘트는 단양, 영월, 단진 등 내륙지역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분공장도 성북, 의왕, 대전, 대구, 전주, 김해, 대천, 영천, 여주 등으로 해안의 이점을 보기 어렵다.

    물론 한일시멘트 등이 현대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업계 1위 싸움이 치열해질 수 있다. 다만 지난해 기준 시멘트업계 총 생산능력이 6200만톤(t)임에도 4500만t 내외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단순히 점유율 상승 외 메리트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인수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희박하다.

    인수예상가격이 높다는 것도 단점이다. 앞서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쿼티 등에 인수된 라파즈한라시멘트(현 한라시멘트)의 인수대금이 6300억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할 때, 다소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IB업계에서는 현대시멘트의 인수예상가격을 5000억원에서 6000억원 사이로 전망했다. 현재 시장 상황이 공급과잉 문제로 어려운 가운데 해당 가격에 업계 7위 업체를 인수한다는 것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업체들 가운데 현대시멘트를 인수할 수 있는 자금적 여유가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다"며 "앞서 진행된 쌍용양회는 해안사라는 장점이 큰 메리트였지만, 현대시멘트는 점유율 상승을 제외한 별다른 이점이 보이지 않아 동종업체들이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