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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품업계가 소위 '웃기는' 광고로 연이어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중독성 있는 CM송과 신나는 춤, 재미있는 시트콤 같은 광고로 젊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장수 식품기업들이 톡톡 튀는 광고를 선보이며 기존의 올드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젊은층과의 공감대를 넓히는 한편 광고 제품도 덩달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그간 우아하고 정갈한 이미지의 브랜드 광고를 주로 진행해왔던 대상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 '아는형님'을 통해 대세로 부상한 가수 김희철을 '미원' 모델로 발탁하고 '픽(Pick)미원' 광고를 선보였다.
미원은 올해로 출시 60주년을 맞은 장수 상품으로 영화배우 김지미, 선유용녀 등 당대 최고의 여배우들이 제품 모델로 활동했다. 때문에 아이돌 그룹인 '슈퍼주니어'의 김희철이 미원 모델로 발탁되자 업계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 상당수였다.
김희철 '픽미원' 유튜브 영상은 공개 20일 만에 누적 조회수 100만 건을 기록하며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24일 현재 124만 건을 돌파했다. 조회수와 더불어 이에 호응한 '좋아요' 2400회 이상을 기록했으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네이버 블로그 등 SNS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영상에는 김희철이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의 노래 '픽 미'에 맞춰 '픽 미' 댄스를 코믹하게 추면서 '픽 미원'을 외치고, 미원을 한 꼬집 넣는 장면을 강조했다. 화제가 된 '픽 미원' 영상은 중국에서 패러디 영상까지 등장하며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대상은 앞으로도 온라인 '픽 미원' 광고와 더불어 오프라인에서도 캠핑족과 요리 잡지 독자를 대상으로 0.3g 미니 사이즈 미원 샘플링을 통해 젊은 소비자에게 미원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소비자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대상 관계자는 "요즘 젊은층은 미원을 알기는 하지만 요리할때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떤 맛을 내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다"면서 "픽미원 광고를 통해 젊은층에게 미원이라는 브랜드를 친근하게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
동아오츠카는 비타민음료 '오로나민C'는 지난해 첫 모델로 방송인 전현무를 선정하고 TV광고를 선보여 예상밖의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보통 대부분의 비타민음료 광고는 밝고 건강한 느낌을 강조한다. 하지만 '오로나민C'는 방송인 전현무의 방정맞고 촐싹거리는 춤과 "건강하고 활기차게 오로나민C~ 오로나민C~ 오로나민C~"를 가사로 한 중독성 있는 CM송을 선보여 보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며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해냈다.
동아쏘시오그룹에서는 그간 한번도 시도하지 않은 특이한 콘셉트의 CF에 처음에는 내부 반대 의견도 거셌지만 홍광석 브랜드 매니저의 집념과 끊임없는 설득 작업으로 어렵게 빛을 보게 됐다.
큰 인기에 힘입어 전현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이어 광고 모델로 선정돼 가수 홍진영과 함께 새로운 광고를 찍었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전현무의 깨방정 춤은 오로나민C의 '생기발랄'이란 콘셉트와 딱 맞아떨어지면서 오로나민C 광고의 하나의 브랜딩(Branding) 요소로 자리잡게 됐다"면서 "오로나민C CF는 유투브에서 총 700만뷰를 기록하고, 패러디영상 중 가장 인기 많은 영상은 약 100만뷰를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들어 9월까지 오로나민C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9% 성장하는 등 광고와 함께 제품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하이트망고링고' 모델로 방송인 유병재와 걸그룹 헬로비너스의 나라를 발탁해 콩트를 연상시키는 TV 광고를 선보였다.
하이트진로는 망고링고 CF 제작시 젊은 소비자들이 공감할만한 내용에 초점을 맞췄다. 청춘남녀라면 누구나 관심있어하는 연애 감정을 '달달한' 망고링고의 맛과 자연스럽게 연결시면서 유머러스한 상황을 설정했다.
하이트진로는 망고링고 CF의 최초 기획 단계부터 다양한 표정 연기로 웃음과 애잔함을 유발하는 유병재 를 남자 모델로 염두에 두고 콘티를 발전시켰다. 일반적으로 광고 제작과정은 최종 승인 전까지 수차례의 콘티 수정을 거치는 것이 통상적이지만 망고링고는 단 한번의 콘티 수정도 없이 기획부터 촬영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는 후문.
망고링고 광고는 키 큰 여자와 키 작은 남자의 데이트 상황을 코믹스럽게 표현해 재미있고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다. 20대들의 호평에 힘입어 10월부터 15초 광고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에피소드 풀스토리를 담은 온라인 버전의 광고 3편을 선보였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가볍게 즐기기 좋은 망고링고의 특별한 맛을 전하기 위해 제작된 두 편의 광고가 젊은 층의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광고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제품소비로 조금씩 이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 특성상 제품의 맛이나 특장점을 강조하는 전형적인 광고가 주를 이뤄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이러한 발상의 틀을 깬 신선하고 독특한 광고를 통해 젊은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확실히 각인시키는 것은 물론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나가는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