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관리책임자 선임 위해 이사회 열어임기 2년 보장, 담당 임원 독립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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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들이 위험관리책임자 선임에 속속 나서고 있다.

    금융사 지배구조법 중 위험관리 제도에 대한 유예 만료 기간이 이달 말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기업은행 등은 최근 이사회를 개최하고 위험관리책임자(Chief Risk Officer, CRO)를 선임했다.

    각 은행들이 CRO 선임에 나선 이유는 금융사 지배구조법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 금융사 지배구조법을 시행하지만 지배구조내부규범˙내부통제기준˙위험관리기준 등 신규 제도에는 3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오는 11월부터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 우리, KEB하나은행은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리스크관리그룹을 이끌던 내부 임원들을 위험관리책임자로 승격했다.

    국민은행은 김기환 리스크관리그룹 총괄 상무를 위험관리책임자로 선임했으며 KEB하나은행도 리스크관리그룹장을 이끌고 있는 황효상 전무에게 CRO 직책을 부여했다.

    지난해부터 은행 리스크 담당 업무를 수행하던 임원들이 올해 위험관리책임자로 재선임되면서 사실상 2~3년의 임기를 보장받았다.

    지배구조법에 따라 임기를 2년 이상 최대 3년까지 부여토록 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해 1월부터 리스크관리 업무를 맡아온 김기환 국민은행 상무와 황효상 KEB하나은행 전무의 임기는 내년 12월 31일까지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

    기업은행도 이날 이사회를 열고 조헌수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을 위험관리책임자로 선임했다. 조헌수 부행장의 임기도 내년 7월 13일 기준으로 만료된다.

    우리은행에서 리스크관리본부를 총괄하는 최정훈 부행장은 위험관리책임자로 정해지면서 임기가 예정보다 1년 더 늘어난 케이스다.

    최정훈 부행장은 지난해 12월에 선임된 뒤 올해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었으나 위험관리책임자로 선정되면서 최소 2년의 임기를 보장받게 됐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을 비롯한 외국계 은행들도 이주 내 이사회를 책임자 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26일 이사회를 열 예정이며, 리스크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조재희 상무가 위험관리책임자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

    27일 이사회를 앞둔 농협은행도 김형열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 선임을 유력시하고 있다.

    SC제일은행도 이달 말 이사회를 열고 기존 리스크관리본부장인 대런 김 부행장보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위험관리책임자 선임을 계기로 은행 내부에서 이들의 지위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회사의 리스크 한도 수립과 정책을 결정하는 최고책임자이며 지배구조법에 따라 총 2년 이상의 임기가 보장되는 등 독립성이 한층 강화됐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부실기업 대출이 늘고 있어 앞으로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통상 임원 인사는 은행장 임기와 맞물리는데 위험관리책임자의 임기는 법으로 정해져있는 만큼, 내부 입지가 더욱 단단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