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창5구역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인근 단지 보다 3.3㎡당 320만원 저렴현재 분양가 고점 인식… 미분양‧계약해지 우려 안전모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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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은 안전모드를 선호하고 있다. 당장 이번주 부동산 규제발표를 앞둔 데다 내년 분양시장이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조합도 무리하게 분양가를 책정하기보다는 사업을 빠르게 마무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분위기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주 분양한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효창5구역)' 분양가를 3.3㎡당 2230만원으로 책정했다.
이 단지와 직접적인 시세 비교는 같은 효창공원앞(6호선·경의중앙선) 역세권 효과를 누리는 '효창파크 푸르지오'가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 단지 시세는 3.3㎡당 2550만원. 지난 5월 KCC건설이 효창4구역을 재개발하는 '효창파크 KCC스위첸' 또한 3.3㎡당 평균 2190만원으로,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분양가 역시 비싼편은 아니다.
효창동 A중개사무소 관계자는 "4구역 웃돈 호가를 고려하면 5구역 분양가가 비싼 것은 아니다"라며 "용산구는 대형상품 주상복합 위주로 공급돼 일반 아파트 희소성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조합사업은 일반분양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하는 구조다. 일반분양가가 높을수록 조합원에겐 이익이다. 사업완료 후 분담금을 낮출 수 있는 데다 때에 따라서는 환급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조합이 일반분양가를 높이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러나 최근 분양가를 높이려는 조짐이 사뭇 수그러들고 있는 모습이다. 분양가를 높이기 위해선 조합원 총회를 진행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해진다. 사업연기에 따른 금융부담이 크다는 점도 분양가를 인상하지 않는 이유다. 즉, 조합은 분양시기를 늦추기보다는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려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다.
특히 정부는 내달 3일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는다고 예고했다. 실제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매매 호가가 낮아지는 등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다. 여기에 내년 입주폭탄에 따른 분양시장 우려가 나오면서 조합은 쉽게 분양가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
실제 시세보다 낮은 분양가는 높은 경쟁률로 이어졌다. 최근 현대산업개발이 선보인 '신길뉴타운 아이파크' 분양가는 3.3㎡당 1771만원로, 단지와 맞닿아 있는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 시세인 3.3㎡당 2049만원 보다 무려 278만원 저렴했다.
이는 곧바로 경쟁률로 나타났다. 신길뉴타운 아이파크 1순위 평균 경쟁률은 52대 1을 기록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조합은 금융비용 발생을 최소화해 사업을 마무리하려는 의도"라며 "정부가 내놓을 규제대책이 조합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설사들도 빠르게 사업을 마무리할 수 있는 저렴한 분양가를 환영하는 눈치다. 분양가 책정에 조합 입김이 크게 좌우하지만 건설사들도 협상 테이블에서 적절한 가격을 제시한다. 단순 시공만 맡는 건설사는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빠른 공사비 회수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분양가가 고점이라는 인식이 작용하는 점도 있다"며 "건설사와 조합은 미분양과 계약해지에 대한 우려가 있어 안전모드를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몇 개월동안 시세가 높아져 분양가가 저렴하게 보이는 '착시현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시세가 급등하면서 애초 조합이 결정한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의견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올 들어 강남 재건축 열풍을 타고 시세가 급등한 지역이 적지 않다"며 "분양가를 주변 1년 평균 시세와 비교하면 단순히 저렴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