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삼남 등 업계 1, 2위만 사전 요청 진행업계, 정부 구조조정안 신뢰성 의문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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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석유화학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기 전 진행한 컨설팅에서 일부 업체들이 배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TPA 생산량 감축이 권고된 가운데 업계 3위인 태광산업은 컨설팅 관련 어떤 요청도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구조조정 방안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9월 30일 석유화학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TPA 등을 공급과잉 위기 품목으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은 TPA 생상량을 최대 100만톤까지 감축하고 M&A를 통한 업체 통폐합 등을 고심하게 됐다.

    'TPA'는 고순도 테레프탈산의 약자로 에틸렌글리콜과의 축합중합을 거쳐 생성되는 폴리에스테를 방사해 섬유 원료로 생산할 수 있다.

    국내 TPA 업체는 1위 한화종합화학, 2위 삼남석유화학, 3위 태광산업이 주도하고 있다. 업체들의 연간 생산능력은 한화 200만톤(t), 삼남 180만t, 태광 100만t이다.

    TPA 업체들은 업계 구조조정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정부가 시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고 있는 건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업계 톱3인 태광산업에게는 컨설팅 관련 협력 요청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오로지 업계 1, 2위인 한화종합화학과 삼남석유화학에만 석유화학협회 측으로부터 컨설팅 관련 사전 인터뷰를 Q&A 형식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이번 석유화학 구조조정과 관련해 석유화학협회 등에서 어떠한 자료 요청도 없었다"며 "협회 측에 베인컴퍼니의 컨설팅 결과 보고서를 요청했지만,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TPA 업체들은 정부 방안 발표 이후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당장 생산량 감축 권고 외에 별다른 지침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업체들은 감축 비중을 놓고 눈치싸움만 벌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TPA 생산량을 자체적으로 줄이면서 중국산 저가 TPA 문제에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다"며 "그러나 일부 업체들은 이번 컨설팅과 관련해 어떠한 얘기도 듣지 못한 상황이다. 더욱이 원가절감 등을 통해 수주 물량을 공급하던 상황에서 현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내린 구조조정 방안은 국내 업체들에게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