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지역 거주 우선 공급제도' 도입 유명무실"11·3대책, 투기 수요 잡기 어렵다" 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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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어차피 작업통장 수백개가 대기 중이에요. 통장 대부분이 1순위 자격을 갖추고 있어요. 지금은 경쟁률이 너무 높아 실수요자가 당첨되기는 어렵습니다." <해운대구 A중개사무소 관계자>
국토교통부는 1순위 청약 조건 강화와 재당첨 규제만으로 부산 투자수요를 걸러내겠다는 의도지만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투기세력이 깊숙이 포진해 있어 분양시장 과열을 잡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다수다.
업계는 부산 청약 과열 이유로 '작업통장'을 이유로 들었다. 작업통장이란 당첨을 목적으로 전국각지에서 유입돼 1순위 조건과 주소이전까지 마무리된 것을 말한다. 이들 통장이 부산 청약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통장 덕분으로 부산 청약 경쟁률은 치솟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1순위 경쟁률은 80대1. 올해는 110대1을 기록하며 과열 양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분양시장 호황이 유지되면서 1순위 조건을 갖춘 청약통장이 외부로 빠져나갈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A건설 한 분양소장도 "부산에 외지통장이 들어와 청약에 나선다는 이야기는 몇 해 전부터 공공연하게 들었다"라며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작업통장 상당수가 부산 경쟁률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도 투기세력을 막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불법적인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지역 거주 우선 공급제도'를 도입했다. 해운대·남·수영·동래·금정·부산진·연제·기장군 등 8개 구·군에서 아파트 분양권을 청약할 때 부산에서 3개월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 우선 분양하는 제도다.
최근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면 3개월 거주 제한 효과는 미미했다. 즉, 투자자들은 이미 주소이전 등 당첨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B건설 한 분양소장은 "부산 떴다방이 불법으로 수집한 통장과 가족명의 통장까지 청약에 동원되고 있다"며 "청약경쟁률을 비춰보면 이미 주소이전이 마무리된 통장이 상당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정부는 11·3부동산 대책을 통해 또다시 부산에 칼을 댔지만 알맹이는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대책에는 부산지역에 분양권 전매제한을 적용하지 않고 1순위 조건과 재당첨 제한 조항만 포함됐다.
국토부는 주택법 개정이 필요해 실제 제도 시행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어 분양권 전매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부산은 주택법에 따라 분양권 전매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단 해운대·연제·동래·남·수영구는 1순위 청약조건 강화와 재당첨 제한 요건을 적용한다. 국토부는 이들 조건만으로도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을 재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추가대책 적용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부산 분양시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추후 분양권 전매제한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에선 이번 정책이 부산 분양시장 과열을 잡을 수 있다는 것에 부정적 견해가 다수다. 계약 즉시 분양권을 거래할 수 있어 쉽게 투자자들이 부산을 떠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특히 새 아파트 수요가 꾸준한 점도 투자자들이 몰리는 이유다. 신규분양은 대부분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다수를 차지한다. 기존 거주자가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영래 대표는 "부산은 기존주택 집값과 분양권 웃돈이 고점에 다다르고 있다"면서 "정부가 분양권 전매제한을 적용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 지적했다.
건설사들은 이번 대책과 무관하게 올해 안에 예정된 물량을 준비한다. 정부가 지정한 조정지역에선 △대림산업(e편한세상 동래명장) △금호건설(부산남천2구역 금호어울림) △대보건설(부산센텀 하우스디)이 분양을 예고했다.
분양을 앞둔 건설사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는 이번 사업을 정부 대책과 무관하게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조합 측도 사업 마무리에 걱정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