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스위스 출장서 돌아오면 본격적으로 논의정책본부, 맥킨지 컨설팅 결과 따라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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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 연루된 롯데그룹이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당초 계획대로 내달 말쯤 정기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대가를 바라고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기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자칫 인사 및 조직개편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롯데그룹 측은 불거지는 의혹과 상관없이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예년처럼 12월 말에 임원인사 등 정기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예년처럼 12월 말에 정기 임원인사가 있을 것으로 안다"며 "인사라는 것이 전날까지도 알 수 없는 것이어서 그 폭은 어느 정도 될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인사는 얼마든지 변수가 생길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인사 시기 예년과 비슷, 정책본부 축소 예정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검찰 수사 이후 발표한 기자회견에서 대대적인 그룹 쇄신안 중 하나로 정책본부 축소를 언급한 바 있다.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왔던 정책본부는 근무 인원 300여명으로 비서실, 대외협력단, 운영실, 개선실, 지원실, 인사실, 비전전략실 등 7개실과 기타 부설 조직으로 구성됐다. 

계열사 간 업무조율, 투자 및 고용 결정 등 다른 대기업들의 지주사 역할을 맡아왔는데, 각 계열사의 의사결정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대안마련이 강구돼 왔다. 

롯데는 자체 진단 결과, 스스로 개편을 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와 세부적인 인원 조정, 조직 개편 등은 외부 조직의 진단을 받아서 향후 실행에 옮긴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맥킨지에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정책본부의 조직개편 관련 컨설팅을 의뢰했다. 93개 계열사를 4개 부문으로 나눠 통합 관리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본부의 축소 뿐만 아니라 신 회장이 강조한 '투명경영' 중요성을 위해 직속기구로 '준법경영위원회'를 조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준법경영위원회는 법조계를 중심으로 거물급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한 관계자는 "투명경영을 강조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법률적인 전문성을 갖춘 법조계 인사를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조직개편은 신동빈 회장이 대한스키협회 회장 자격으로 떠난 스위스 출장에서 돌아오면 이달 중순께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 이인원 부회장 등 핵심인물 빠진 자리 누가 채울지도 관건 

재계는 올해 롯데그룹 조직변화가 여느 해보다 광폭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안팎으로는 이번 롯데 조직개편과 인사가 그룹 이미지 쇄신에 명운이 달려있는 만큼 대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 핵심 인물이자 2인자로 불렸던 이인원 전 부회장이 빠진 상태에서 조직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주요부분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인원 부회장의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조직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롯데 측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롯데그룹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자리와 관련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며 "공석으로 둘지 아니면 다른 인사가 날지는 미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