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곤혹치른 안진회계법인 엄격한 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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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새주인을 맞게될 대우건설 매각 작업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대우건설의 3분기 실적을 발표에서 외부 감사인인 안진회계법인이 '감사의견 거절'을 표명하면서 회계 장부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당장 대우건설의 주가는 이틀째 하락세를 걷고 있다. 16일 오후 3시 기준 대우건설의 주가는 5510원으로 전거래일 대비 5.16% 떨어졌다. 전일에는 13.67% 급락했다. 이틀새 주가가 18%나 빠졌다.산업은행은 비교적 담담한 모습이다. 산은 관계자는 "순간적으로 주식이 하락한 상태"라면서 "3분기 보고서라 연말에 적정의견을 받는다면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하지만 지난달 대우건설 지분 전량 매각을 위한 이사회 승인까지 받은 상태서 지속적인 주가하락은 상당히 부담될 수밖에 없다. 주가가 떨어질 수록 매각가 하락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산은은 대우건설 매각 원칙으로 '시장가'를 삼고있다. 지금껏 대우건설에 투입된 자금만 3조 2천억 규모로 2010년 사모펀드(PEF)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주당 1만8천원에 인수했다.이미 현재 대우건설 주가는 당시 주가의 1/3 수준으로 추락해 산은이 시장가로 되팔 경우, 1조원 이상의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대우건설의 감사의견 거절에 대한 안진회계법인의 입장은 분명하다. 안진회계법인은 3분기 실적보고서에서 "공사수익, 확정계약사산, 부채 등 주요사안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 판단할 충분하고 적합한 증거를 제시받지 못했다"고 적었다.회계법인은 기업이 내놓은 보고서에 대해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 4가지 중 하나의 의견을 내도록 돼 있다. 의견거절은 외부감사인이 기업의 자료제출 부족 등을 근거로 재무제표가 불투명하다는 것을 의미한다.특히 대우건설이 과거 분식회계 논란으로 제재를 받았던 만큼 또 다시 회계장부의 불투명성이 제기된 점은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대우건설은 지금껏 3896억원의 손실을 제때 회계장부에 반영하지 않아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과징금 20억원의 징계를 받았다.대우건설과 같은 대기업이 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은 일은 이례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4대 회계법인(삼일, 삼정, 안진, 한영)이 코스피 상장기업에 낸 감사의견 506건 중 의견거절은 단 2건에 그쳤다.안진의 이같이 엄격한 기준으로 회계보고서를 낸 것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여파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 부실감사 혐의로 논란을 빚고 있는 안진회계법인이 신뢰도 회복을 위해 회계 감사 수위를 높인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