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둣값 지난해 대비 30% 이상 폭등… CU·GS25·세븐일레븐 "당장 인상 계획 없다"
  • ▲ 편의점 3사 커피 (왼쪽부터 CU, GS25, 세븐일레븐) ⓒ진범용 기자
    ▲ 편의점 3사 커피 (왼쪽부터 CU, GS25, 세븐일레븐) ⓒ진범용 기자


    국제 커피 원둣값이 폭등하면서, 가성비를 무기로 내세운 편의점 PB(자체브랜드) 커피 가격도 인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고급 커피에 주로 사용되는 '아라비카' 원두가 최근 1파운드(45g)당 1.55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오른 가격이다. 

    주로 인스턴트 커피용으로 사용되는 '로부스타' 원두 가격도 1파운드당 1.08달러까지 올랐다. 역시 지난해와 비교하면 30% 이상 오른 가격이다.

    로이터 통신은 "올해 말 아라비카 원두 선물가격이 최고 2.2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어 한동안 원둣값 폭등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PB커피 시장을 개척 중인 편의점으로써는 당혹스러운 일이다. 편의점 빅3 
    (CU, GS25, 세븐일레븐)에서 사용하는 PB커피 모두에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CU·GS25·세븐일레븐 모두 각자의 PB 커피에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한다.

    CU의 경우 콜롬비아와 탄자니아에서 직소싱한 생두를 커피 회사인 카파아이엔티에게 맡기면 이들이 로스팅해 CU에 다시 재공급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로스팅 공장에서는 원두를 7:3 비율로 혼합한다.

    GS25는 동서식품에서 로스팅한 제품을 공급받아 사용한다. 이 원두는 콜롬비아, 과테말라, 에티오피아의 스페셜티급 원두와 브라질산 기본 원두를 블랜딩한 것이 특징이다.

    세븐일레븐은 
    평택시 포승읍에 위치한 롯데푸드 커피 원두 생산 공장에서 브라질산 원두 40%, 에티오피아산 원두 40%, 콜롬비아산 원두 20%를 직접 로스팅해 세븐카페에 사용하는 원두를 만든다.

    원둣값 상승으로 커피값 인상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편의점들은 곤욕스럽다는 반응이다. 가격을 올리면 고객들의 발길이 끊어질 수 있고, 가격을 동결하면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나올 수 있기 때문.

    국내 편의점 빅3에서 판매하는 원두커피 가격(아메리카노 기준)은 CU 1200원(12온스), GS25 1000원(8온스), 세븐일레븐 1000원(8온스) 등으로 일반 카페와 비교해 절반 이상 저렴하다.

    카페처럼 부가적인 인테리어 비용이나 인건비가 들지 않아 질 좋은 원두를 사용해도 가격을 내릴 수 있다는 게 편의점의 설명이다.

    저렴한 가격과 질 좋은 원두를 사용하면서 편의점 원두커피는 최근 고객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일례로 GS25의 원두커피 브랜드 Cafe25(이하 카페25)는 지난해 12월 론칭 이후 올해 10월까지 2000만잔 판매를 돌파했다. 이는 한 달 평균 180만잔, 하루 평균 6만잔을 판매한 수치다.

    이러한 시기에 PB 커피 값 인상은 자칫 시장 축소를 가져올 수 있다. 

    PB커피 가격 동결도 어렵다. 편의점의 경우 대부분 가맹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원둣값 상승에도 그대로 가격을 유지할 경우 점주들에게 돌아가는 마진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가맹점주들 입장에서는 마진이 줄어들 경우, 편의점 PB 커피를 굳이 팔 이유가 없다. 

    PB커피 확산을 노리는 편의점 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모 프렌차이저 카페 직원은 "스몰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990원에 팔다 가장 작은 사이즈를 레귤러(1500원)로 바꾸자 고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라며 "비슷하게 커피 가격이 오르면 찾아오는 고객이 줄어들어 시장확대도 그만큼 늦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편의점들은 PB커피 가격 인상에 대해 당분간은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원둣값 폭등이 이어지면 가격 인상도 가능하다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CU관계자는 "내년 원두까지 이미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PB커피 인상은 현재로써 검토하고 있지 않다"라며 "다만 원둣값이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가맹점주들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PB커피 가격을 인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GS25 관계자 역시 "이미 원두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며 "그러나 장기적으로 원둣값이 지속적으로 폭등하면,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