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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가 조류인플루엔자(AI)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올리는 등 AI가 전국 양계농가와 오리농가를 휩쓸고 있지만 닭과 오리 등 가금류의 매출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이마트에 따르면 야생철새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처음 확인된 지난 11일부터 23일까지 닭고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오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3% 감소했다. 오리고기 매출이 닭고기의 10분의 1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전체 가금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닭과 오리의 가격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AI 발생 직전인 11월 초 이마트에서는 백숙용 생닭 1kg에 5980원에 판매했지만 24일 현재 4980원으로 16.7% 하락했다. 한국육계협회는 AI 발생 하루 전인 지난 10일 냉장 닭고기의 가격(3600원/1kg)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로스용 오리고기 가격은 800g에 998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500원보다 약간 올랐다.
과거에는 AI 발생시 소비자들이 오리고기와 닭고기 등의 소비를 극심하게 기피했다.
실제 지난 2003년 AI 발생시 국내 닭고기 소비가 80% 이상 급감했고 하림, 마니커 등 닭고기 전문업체는 큰 타격을 받았다. 2014년 AI가 발생했을 때는 치킨집 매출도 40% 가량 떨어졌다.
최근에는 AI에 대한 정보와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닭과 오리 등의 소비 연관성이 점차 약해지고 있다.
대형마트뿐 아니라 동네 치킨집도 AI로 인한 직접적인 타격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뉴스에 AI가 나오기만 하면 치킨 주문이 뚝 끊겼지만 요즘에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의미있는 변화는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수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홍보국장은 "과거 AI, 광우병 사태는 외식산업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던것이 사실이나 최근에는 발 빠르게 홍보와 예방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도 올바른 정보를 통해 안전한 먹을거리를 선별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소비심리 위축이 발생할 수 있어 이 부분에 대한 활발한 마케팅 및 주방안전에 대한 만반의 준비로 소비자들을 안심시키는데 주력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AI는 열에 약해 75℃ 이상에서 5분만 가열해도 죽기 때문에 충분히 가열 조리한 경우에는 인체 감염 위험이 거의 없다. 닭뿐만 아니라 오리를 높은 온도에서 5분 이상 조리하면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AI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김재수 장관 주재로 가축방역심의회를 열고 25일까지 전국의 가금 관련 시설과 차량을 일제소독하고 소독 실태를 점검하기로 했다. 농식품부가 AI 발생 지역에서 분리한 H5N6형 바이러스 4건을 분석한 결과 일부 유전자의 변이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확인돼 병원성과 전파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