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마수 논란에 '창조경제' 금기어 신세 벤처 창업 축제 박람회 맥빠져…17개 혁신센터 고사 위기

  •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3년 12월 제 1회 창조경제박람회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 창조경제박람회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013년 12월 제 1회 창조경제박람회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 창조경제박람회


박근혜정부가 중소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창조경제'가 최순실 게이트로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국회는 예산철을 맞아 '창조경제'와 관련된 사업의 예산을 삭감시켰고 전국 18곳에 세워진 창조경제혁신센터 역시 지자체의 예산삭감이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내달 1일부터 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창조경제 박람회를 지연시켜야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 최순실 마수 뻗은 창조경제…사라진 축제   

창조경제박람회는 지난 2013년부터 창조경제의 성과물을 공유하고 창조경제 혁신센터를 플랫폼으로 한 벤처, 창업 발굴의 장 역할을 해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창조경제박람회 첫해 개막식에 참석해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창조형으로 바꾸고 혁신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했다. 

박근혜정부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창조경제 사업에 최순실의 국정 농단이 뻗친 것으로 드러나면서 올해 창조경제 박람회는 제대로 된서리를 맞았다. 

올해 창조경제박람회에 참여하는 기업 및 기관은 총 59곳으로 전국에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두고 있는 삼성전자, 현대차,  LG, 두산, 롯데, 포스코, 카카오, 네이버, 효성 등 대기업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기업내 벤처 육성 사례, 창조경제 진출 사례 등을 전시가 각각 예정돼 있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공교롭게도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총수들과 독대에서 미르·스포츠K 재단 출연을 요청한 기업이어서 정경유착 의혹에 각 총수들이 연이어 검찰 조사까지 받았다. 

  • ▲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전횡을 저지른 최순실씨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향하고 있다. ⓒ 뉴데일리
    ▲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전횡을 저지른 최순실씨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로 향하고 있다. ⓒ 뉴데일리


  • 특히 검찰은 대기업들이 재단금 출연 과정에서 대가나, 부당한 청탁이 확인될 경우 대기업도 뇌물공여죄로 재판에 넘길 수 있다. 

    지금껏 창조경제박람회는 한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창조경제를 이끈 기업들과 각 부처의 성과를 총망라하는 축제 성격이었지만 올해는 얼음장처럼 무거운 기류가 팽배하다. 


    ◇ 차은택 이권개입에 예산 줄고…이미지 추락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창조경제사업의 좌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잇딴 예산 삭감으로 직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각 지역과 기업을 매칭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창업·벤처 인큐베이팅 역할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조성해왔다. 현재 17개 시도에 18곳이 설치됐다. 

    당장 4일로 예정됐던 전남창조경제혁신센터 제 2센터의 개소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한국전력 내 에너지 신산업 관련 창업 지원을 목표로 마련됐으나 대통령이 참석이 불투명해지면서 제2센터가 존폐 위기에 처한 셈이다. 

    지금껏 대기업이 창조경제 혁신센터에 출자한 규모는 1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최순실, 차은택 등 비선실세들이 창조경제 사업이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나며 타격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다. 

    차씨는 민관합동 창조경제추진단장으로 전국 17개 센터 홈페이지 구축 사업을 맡아 이권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서울과 전남의 창조경제센터 내년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경기는 13억원의 예산이 절반으로 깎였고 부산, 충남, 세종 등 심의단계의 각 도의회 상임위에서 역시 삭감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한 지역 혁신센터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로 혁신센터를 향한 인식이 굉장히 나빠졌다"면서 "예비 창업자들의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