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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리미엄 싱글몰트 위스키 시장 점유율 1위 '맥캘란'이 지난해에 이어 또 다시 무연산 위스키 제품을 한정판으로 내놓으며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에드링턴코리아는 최대 성수기인 연말을 앞두고 최근 '맥캘란 에디션 넘버투'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무연산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700ml 한 병 가격이 19만원에 달해 고가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중량이 같은 연산 제품인 맥캘란 15년은 소매가가 15만원대, 18년은 20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한정판 제품이라는 이유로 상당한 고가 정책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위스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정판이라고 해서 그 제품만을 위한 특별한 원액을 기획해서 만든 것도 아니고 위스키 원액의 품질을 가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척도인 연산이 불분명한 제품을 너무 비싸게 책정한 것 같다"면서 "한정판이라는 명목으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맥캘란 측은 이에 대해 "맥캘란 에디션 넘버투는 보졸레 누보 와인처럼 그 해에 좋은 품질의 몰트(보리)와 오크통을 선정해서 연산 없이 만드는 제품"이라면서 "한정 수량으로 판매되고 기존 제품과 별개의 제품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 가격을 책정했다"고 말했다.
맥캘란은 이번 한정판 제품을 맥캘란 마스터 위스키 메이커 밥 달가노와 미쉐린 3스타를 받은 스페인 레스토랑 '엘 셀러 데 칸 로카(El Celler de Can Roca)'의 스타셰프 '로카' 삼형제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기획했다.
밥 달가노와 로카 형제는 유럽과 미국에 있는 셰리와인 저장 창고 보데가(Bodega) 4곳을 선정하고 여기에서 7개의 오크통을 엄선해 위스키의 원액을 숙성시켰다는 설명이다. -
그러나 국내 위스키 업계의 한 전문가는 "고급 위스키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척도는 숙성 기간과 보존 방법인데 스타 셰프가 골랐다는 이유만으로 연산이 불분명한 위스키 가격을 높게 책정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맥캘란이 지난해 처음으로 한정판을 선보이고 쏠쏠한 재미를 보자 올해도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에드링턴코리아는 지난해 '맥캘란 에디션 넘버원'을 국내에 1000병 한정 판매해 완판시키며 큰 인기를 얻었다.
올해는 '맥캘란 에디션 넘버투'를 선보였지만 한정판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판매 수량은 밝히지 않고 '2~3달 안에 완판이 될 만한 수량'이라는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맥캘란 에디션 넘버투'는 현재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대만에만 출시됐다.
위스키 업계의 관계자는 "고연산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최근 전세계적으로 고연산 위스키 원액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상황이 이렇다보니 맥캘란도 상대적으로 값싼 무연산 위스키를 한정판이라는 이름으로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맥캘란'이 이처럼 무연산 위스키 제품에 힘을 쏟는 것은 '비용'에 대한 부담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최근 몰트 원액 원가가 계속 상승하면서 '맥캘란'은 매년 제품 가격을 인상해왔다.
지난 2013년에는 맥캘란 12년, 15년 18년산을 각 5% 인상했으며 2014년에는 21년, 25년 ,30년산 고연산 제품 10%~16%, 지난해에는 12년, 15년, 18년산 제품 7%~16%씩 인상하는 등 매년 꾸준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반면 '맥캘란 에디션 넘버원'과 '맥캘란 에디션 넘버투'는 지난해와 올해 가격 변동없이 동일한 19만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연산이 있는 제품은 위스키 원액 가격이 고정 돼 있기 때문에 업체가 제품 가격을 책정하는데 있어 한정적"이라면서 "반면 무연산 위스키의 가장 큰 장점은 원액 배합 비율을 조절해 원가를 얼마든지 자유롭게 맞출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업체들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