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입주·학비 감면 등 혜택 제공에 국내 학생들 불만
  • ▲ 대입 정원 감축에 따른 대응 방안으로 대학들이 장학혜택 등을 강조하며 외국인 유학생을 모집하면서 한국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 대입 정원 감축에 따른 대응 방안으로 대학들이 장학혜택 등을 강조하며 외국인 유학생을 모집하면서 한국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정원 감축이 진행되면서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과도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외국인 학생 대상 '특별전형'을 통해 입학한 이들에게 별도 장학금을 제공하거나 입학금 면제, 기숙사 우선 배정 등 정작 자국 학생을 외면한다는 불만이 제기될 정도다.

    교육부는 출산율 저하 등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선제 대응으로 2022년까지 전국 4년제 대학 및 전문대 정원을 16만명을 감축한다는 계획을 2014년 발표했다. 이에 1주기 4만명가량 정원이 감축됐고 이어 2주기에는 5만명을, 3주기에는 7만명을 줄일 계획이다.

    정원 감축은 곧 등록금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정원을 모두 채우더라도 선발 인원 감소에 따른 등록금 수입은 줄기 때문에 대학들은 향후 수익 저하를 고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일부 대학이 눈을 돌린 곳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다. 외국인 학생은 정원 외 모집이기 때문에 전체 입학 정원 대비 2%(재외국민 포함) 제한 유형, 비제한 유형으로 선발할 수 있다. 정원이 감축되더라도, 수용 인원 등에 따라 외국인 유학생 선발은 과도한 제한 없이 정원 외 모집이 가능한 셈이다.

    14일 법무부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 10월호'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외국인 학생은 11만7534명으로 지난 2월 10만명을 넘어선 뒤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체 외국인 학생 중 유학생은 8만709명으로 중국 국적은 절반 이상인 4만8041명을 차지했다. 중국에 이어 베트남 4791명, 몽골 2791명, 일본 1917명, 우즈베키스탄 1440명 등 전체 유학생의 아시아 국적 비중이 높았다.

    외국인 유학생 인원이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라 풀이된다. 하지만 대학이 다소 높은 혜택을 부여하는 것에 대해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가천대학교는 외국인 장학금으로 등록금의 40% 감면 혜택과 입학금 전액 면제, 기숙사비 일부 지원 등을 강조했다. 수원대학교는 입학이 확정된 외국인 학생에게 첫 학기 20% 학비 감면을 지원하고 성적에 따라 최대 60% 장학 혜택을 제공한다.

    서강대학교의 경우 외국인 신입생 장학금으로 '입학장학금' 제도를 운영 중이며 최종 합격생의 50% 이내는 입학금 및 첫 학기 수업료 25% 감면을, 기숙사 이용 시 우선 선발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외국인성적우수자학금'을 운영 중인 서경대학교는 외국인 유학생 중 직전학기 학점 2.0~2.4를 받으면 등록금 30%를 감면한다. 서경대 소속 한국 학생의 경우 학점 4.0 (만점 4.5)이상일 경우 성적우수장학금 수혜가 가능하지만 외국인 유학생에 대해선 후한 혜택을 제공하는 셈이다.

    대학생 A씨(26·수원대)는 "한국 학생과 달리 외국인 유학생에게 대학이 장학혜택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형평성에 어긋나는 거 같다. 우리도 혜택을 받고 싶은데 외국인이라고 장학금을 지원해주는 것은 아쉬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가천대 재학생 B씨(24·여)는 "기숙사 배정의 경우 지방 출신 학생이 배제되는 경우 본 적 있다. 반면 외국인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많이 한다. 이들이 학업보다는 아르바이트에 집중하는 경우를 봤는데 정작 한국 학생을 외면하는 거 같다. 시험 중 외국인 학생이 커닝을 해도 감독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등록금 수익을 목적으로 외국인 유학생 모집에 혜택을 강조하는 것에 곱지 못한 시선만 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명확한 기준으로 불만이 없는 혜택을 제공해야 해야한다. 외국인 유학생만을 위한 혜택이 있기에 한국 학생들의 지적이 있는 것이다. 모든 대학이 외국인 학생 모집에 급급한 것은 아니다. 형평성 등을 고려한 지원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