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10년 새 22명→5명 큰 폭 감소몸집 축소로 국내 철수 의혹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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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국인에게 경영을 맡기는 차원에선 환영할 일이지만 지점 축소, 인력 감축 등 투자보다 회수에 집중하고 있어 뒷맛은 개운치 않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씨티, SC제일은행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총 임원 수 및 외국인 임원 비율이 확연하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SC제일은행의 경우 10년 사이 절반 이상 큰 폭으로 감소했다.
SC은행은 2006년 총 48명의 임원 중 22명의 외국인을 구성, 현재 임원 현황에는 없는 상무 직위가 18명이나 포진해 있었다.
하지만 올해 기준 총 임원은 13명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그레고리 존 포웰 재무관리본부장, 웨인 포리트 비상임이사, 윤패트릭·제레미 발란스·대런 김 부행장보 등 5명 뿐이다.
여기에 지난 10월 데이비드 에드워즈 전 행장이 이사회 멤버에서 빠지게 됐으며, 국민대 이은형 교수가 신규 선임됐다. 현재 사외이사 4명은 모두 내국인으로 구성돼 있기도 하다.
정보시스템 운영본부장인 크레이그 암스트롱 부행장도 사임돼 남기흥 전무가 선임됐다.
이로써 올해까지 외국인 임원 7명에서 2명이나 빠져 나가 현재 5명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내년 기준 임기 만료 임원이 없다는 것이다.
씨티은행의 환경은 SC제일은행 보다 조금 나은 편이다.
현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씨티은행장 시절이었던 2006년 총 임원은 29명으로 이중 외국인은 9명이었다.
현재는 총 임원 15명 중 프란시스코 아리스 떼기에 따, 피유쉬 아그라왈, 나레쉬 나라얀·브렌단 카니 부행장 등 4명이 외국인이다.
이달 최고위험관리책임자 및 리스크관리그룹장을 맡고 있던 아드난 아그하 부행장이 미국 뉴욕 본사로 발령 나면서 한국을 떠났다. 후임 자리에는 김상준 부행장이 올랐다.
하지만 내년 6월 중으로 두 명의 외국인 부행장 임기가 만료돼 향후 외국인 임원 비율이 더 줄어들 수 있다.
일각에선 씨티, SC그룹이 한국 시장 철수를 준비 중인 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임원 수뿐만 아니라 지점 수와 실적도 예년만 못한 상황이다.
거리에선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의 간판을 쉽게 찾아보기 힘들고 오히려 지방은행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현재 외국계은행은 지속적인 자산 감소로 인해 시장 지위가 낮아지고 있지만 지방은행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기반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시중·지방은행들도 임원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외국계은행은 특별한 케이스”라며 “내국인 출신의 전문경영인에게 은행을 맡기는 것에 대해선 긍정적이지만 지속적인 자산 매각과 인력 축소 등으로 불안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