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불만에 30년 전통 관행 폐지…학교측 "학생들 문제, 개입 곤란"
  • ▲ 영남이공대 간호학과가 졸업생 순금 반지 제작에 대한 학년별 비용 납부 관행을 폐지했지만, 기납부자에 대한 보상안이 없어 예비졸업생 등이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영남이공대 간호학과가 졸업생 순금 반지 제작에 대한 학년별 비용 납부 관행을 폐지했지만, 기납부자에 대한 보상안이 없어 예비졸업생 등이 반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방의 한 전문대 간호학과에서 졸업생 기념품 제작과 관련해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수십년간 '졸업 반지' 제작 비용을 후배들이 납부하는 관행이 폐지되자 예비졸업생들이 이미 자신들이 낸 회비에 대한 보상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해당 전문대는 당사자 간 문제라며 알아서 해결책을 찾으라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갈등 양상은 지속될 분위기다.

    20일 대학가에 따르면 영남이공대 간호학과는 지난 10월 30여년 전부터 이어온 졸업생 순금 반지 제작 관행을 폐지하기로 결정, 올해 수금된 회비를 학생들에게 되돌려 줬다.

    1학년 학생들이 반발한다는 이유였다.

    그동안 이 학교 간호학과 학생들은 졸업생에게 선물할 24K 순금(3.75g) 반지 제작 비용 약 20만원을 입학 후 3년간 나눠 납부하는 관행을 유지했었다.

    현재 해당 학과의 학년당 학생 수는 200여명으로, 졸업생 반지 제작을 위해 후배들은 4천만원가량을 모금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올해 2학기 졸업 반지 제작에 대한 회비 징수가 부당하다고 1학생 학생들이 이의를 제기했고, 결국 폐지 결정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문제는 반지 선물과 관련해 이미 회비를 낸 예비졸업생들에게는 보상책이 미비하다는 점이다.

    내년 초 졸업을 압둔 예비졸업생들은 이미 자신들이 낸 회비로 반지를 제작해 선배들에게 선물했는데, 관행 폐지는 이해돼도 정작 납부액만큼 보상이 없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간호학과 한 교수는 "총동창회 입회비 5만원을 받지 않겠다"고 공지했다. 학교측도 간호사 국기고시 응시료 9만3천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보상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보상액 규모가 이미 납부한 금액보다 적고, 응시료의 경우 이미 학교 측에서 지원하고 있던 사항이다 보니 학생들은 쉽사리 수긍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한 예비졸업생은 "악습은 폐지되는 것이 마땅하다. 반면 이미 낸 회비가 있는데 보상을 안 해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2~3학년에게는 보상안 에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객관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다. 동창회비 입회비도 본인 선택에 따른 납부인데 이를 보상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올해 영남이공대 간호학과 신입생들의 경우 회비 자체를 납부하지 않거나 환급을 받은 상태로 졸업 반지 제작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하지만 2~3학년과 예비졸업생은 경우 진작에 낸 비용만 있을 뿐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 교수는 "대승적 결단을 내려달라"며 보상 포기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총 제작비 외 남은 잔액에 대한 공개도 없어 회비 관리가 불분명하게 운영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보상책 자체가 미비하다는 점에서 향후 학년간 갈등 요인이 남겨진 상태다.

    학교 측은 여전히 학생들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입장이다.

    영남이공대 측은 "간호학과 졸업생 반지 제작과 관련한 지적이 있었고 금지됐다. 이에 4학년이 (보상) 문제를 제기했다. 간호학과 학생들이 낸 회비의 경우 환불해야 할 주체가 없다. 무조건 학교가 개입할 수 없고, 학교 돈을 줄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졸업생 인원이 너무 많아서 문제가 커진 것이다. 교수가 (보상책을) 말하는  것도 문제다. 발단은 간호학과 전통이 문제다. 전통을 그만두는 시점에서 시작된 진통이다. 현재 방법이 없다. 균열이 생긴 것으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