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여파로 계란 공급 부족 심화… 닭고기는 수요 줄어 가격 하락세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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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 사진. ⓒ정상윤 기자

    사상 최악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계란값은 폭등하고 닭고기 가격은 폭락하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알을 낳는 닭인 산란계가 AI 직격탄을 맞으면서 계란은 공급량이 크게 줄면서 가격이 올랐지만 닭고기는 오히려 소비가 줄면서 가격이 하락하게 된 것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계란 30개들이 한 판(대란 기준) 소비자가는 이달 한 달에만 20% 가량 올랐다.

    홈플러스에서는 이달 초 계란 한 판 가격이 6080원이었으나 4차례 가격을 인상하면서 7290원으로 20%가 뛰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비슷한 수준으로 계란값이 치솟았다.

    다음달 설(1월 28일) 연휴 기간이 되면 계란 수요가 크게 늘어 계란 값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계란값이 오르는 사이 AI의 영향으로 수요가 크게 감소한 닭고기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생계(중·1㎏ 기준) 도매가는 지난달 말 1890원이었으나 지금은 1390원으로 26.5% 폭락했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백숙용 생닭 가격도 지난달 말에는 ㎏당 5980원이었으나 지금은 4980원으로 가격이 16.7% 하락했다. 

    가격이 떨어졌지만 닭고기를 찾는 소비자는 별로 없다.

    이마트에서 지난 1~27일 닭고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7.6% 줄었으며 AI 사태가 최고조에 이른 최근 일주일(21~27일) 동안은 매출 감소폭이 46.7%로 나타났다. 

    최근 급격한 수요 감소로 가격이 크게 떨어진 닭고기 가격은 내년이 되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가금류 이동 제한을 10km 반경으로 확대하면서 육계 농가에 병아리 입식이 제한돼 내년 1월 중순께 출하될 공급량이 4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육계 농가의 닭고기 생산량이 줄면 사전에 미리 계약된 공급 물량이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등 계약된 업체에도 제한적 공급만 가능할 것"이라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심각하고, AI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다 하더라도 매일 알을 낳는 산란계와 달리 육계는 생산량을 정상화하는데 1달 가량이 소요되기 때문에 농가의 고충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병아리는 보통 한 달 정도 키워 육계로 출하하기 때문에 이동 제한으로 인한 피해가 내달 20일께 육계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닭고기 가격은 내달 중순쯤에는 육계 공급량 부족으로 가격이 30% 가량 오를 전망"이라며 "설이 다가오면 수요가 늘기 때문에 가격이 더 상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