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 네네치킨, BBQ, bhc, 맘스터치, 굽네치킨 등 대형 업체 "닭 수급·물량 큰 변화없어"육계협회 "내년 초 닭고기 부족 사태 본격화 전망… 소비량도 함께 줄어 가격 폭락 우려도"
  •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교촌치킨, 굽네치킨, 맘스터치, 네네치킨, bhc, BBQ 로고. ⓒ각사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교촌치킨, 굽네치킨, 맘스터치, 네네치킨, bhc, BBQ 로고. ⓒ각사

    역대 최악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인한 달걀값 폭등에 이어 내년 초 닭고기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28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당장 다음달 중순인 새해 벽두부터 신선육 생산량이 40% 넘게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의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하림, 참프레, 마니커, 체리부로, 동우, 사조 등으로부터 국내산 냉장 닭고기를 수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당장 이 물량이 40% 가량 줄게 되면 동네 치킨집들은 최악의 경우 '닭' 없이 장사를 해야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교촌치킨, 네네치킨, BBQ, bhc, 맘스터치, 굽네치킨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지금 당장 닭고기 가격 변동이나 물량 수급에 큰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안전처가 지난 16일 AI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격상하면서 육계 농가에는 '폭풍전야'같은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AI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자 농림축산부는 AI 발생농장 반경 10km까지 방역대를 설치하고 닭·오리 등 가금류와 달걀 등 생산물의 이동을 통제시켰다. AI 확진 판정을 받은 산란계(알 낳는 닭) 뿐만 아니라 육계(식용 닭)까지 10km 방역대 통제를 받게 되면서 닭고기 수급에도 어려움이 생기게 된 것이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육계는 AI 확진 판정을 받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10km 내 모든 가금류의 생산물 이동이 통제되면서 농가의 신규 병아리 입식이 금지됐다"면서 "보통 신규 병아리를 입식시켜 한 달 가량 사육한 뒤 도계를 거치는데 신규 병아리 입식이 통제되면서 다음달 20일께부터는 농가에서 생산되는 신선육 물량이 40% 가량 줄 것으로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육계 농가의 닭고기 생산량이 줄면 사전에 미리 계약된 공급 물량이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등에 제한적 공급만 가능할 것"이라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이 심각하고, AI가 진정 국면에 들어선다 하더라도 매일 알을 낳는 산란계와 달리 육계는 생산량을 정상화하는데 1달 가량이 소요되기 때문에 농가의 고충이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전국 육계 농가 관계자들은 지난 22일 농림축산식품부를 방문해서 방역대 통제 구역을 10km에서 3km로 줄여달라고 요청했지만 정부는 AI 진화가 우선이니 당분간 이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정부는 닭고기 부족 사태가 우려되자 수입산 냉동 닭고기를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업계에서는 '국내 치킨 실정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치킨은 목부터 다리, 날개 등 한 마리를 통째로 사용하지만 수입 닭고기는 가슴살과 날개, 다리 등이 따로 분리된 부분육으로 들어오고 있어 국내 소비 실정에 맞지 않다"면서 "신선육인 국내산과 달리 수입은 100% 냉동육이다 보니 맛이나 품질도 떨어져 몇몇 순살 제품을 제외하고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수입육을 사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닭고기 부족 사태가 심각해져 어쩔 수 없이 수입육을 사용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원하는 물량을 국내로 받기까지 최소 3~6개월 가량이 걸린다"면서 "수입육을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에서도 검역, 운송, 유통 등 신뢰하기 힘들어 정부의 제안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전국 농가가 보유하고 있는 육계 냉동 비축 현황도 지난해 1240만 마리에서 올해 11월 20일 기준 688만 마리로 반토막났다.

    이처럼 육계 생산량과 재고량이 대폭 줄었지만 생닭 가격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어 농가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현재 생닭 가격은 kg당 1200원 수준에 형성 돼 있지만 실제 거래 가격은 그 이하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3년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됐을 당시 닭 가격이 마리당 100원까지 떨어진 적이 있다"면서 "올해도 닭 생산량과 함께 수요도 급감하고 있어 가격이 폭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AI 확산 이후 매출에 큰 변동이 없다고 밝혔고 일부 업체는 오히려 확산 전보다 매출이 증가하는 등 현재로서 큰 여파를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음달 20일 이후 닭고기 부족 현상이 현실화되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가맹점 물량 공급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길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현재 BBQ는 전국 1500개, bhc 1370여개. 네네치킨 1150여개, 교촌치킨 1015개, 굽네치킨 900여개, 맘스터치 100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한국육계협회는 육계계열화 사업체와 농가, 관련업계와 함께 닭고기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협회이다. 지난 1987년 설립 돼 현재 하림, 마니커, 체리부로, 올품, 동우 등 국내 주요 닭고기 생산 업체를 회원사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