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에 사과문 게재하고 등기이사·회장직서 물러나
  • ▲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천호식품
    ▲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천호식품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이 가짜 홍삼제품 유통과 관련해 6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이날 사과문에서 "홍삼제품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려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창업자로서 많은 분께 실망을 드린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회사 등기이사와 회장직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천호식품은 내부 및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경영혁신위원회를 통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3일 천호식품이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원료로 제품을 제조·판매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제품 판매를 중지하고 회수 조치한다고 밝혔다.

    천호식품은 캐러멜색소와 물엿을 섞어 만든 가짜 홍삼액을 원료로 건강기능식품을 만든 혐의를 받고 있다. 천호식품은 그동안 '6년근 홍삼농축액과 정제수 외에 아무 것도 넣지 않는다'고 홍보해왔지만 이 문구는 허구라는 것이다.  

    문제가 된 농축액에 사용된 캐러멜색소는 제조 방법에 따라 아황산, 암모니아 등의 화합물이 한 가지 이상 첨가된다. 이 중 암모니아가 첨가된 캐러멜색소에서는 발암 가능 물질인 '4-메틸이미다졸(4-MI)'가 검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천호식품은 3일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한국인삼제품협회 회장과 부회장이 운영하는 회사의 홍삼 농축액에서 원산지를 허위로 작성해 속이고 일부 첨가물을 넣는 등의 부도덕한 행위가 밝혀졌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가 되는 원료는 즉각 폐기 처리했으며 현재는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다"면서 "앞으로 원료 공급업체에 대해 더욱 철저히 검사하고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만 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같은 사과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비난이 멈추지 않자 김 회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한 것.

    앞서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은 지난해 11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뉴스가 보기 싫어졌다. 촛불시위, 데모, 옛날이야기 파헤치는 언론 등 왜 이런지 모르겠다"며 촛불집회 참가자와 언론을 비난하는 글을 올려 구설에 올랐다. 김 회장은 친정부 보수단체로 알려진 '부정부패 추방시민연합회'가 만든 동영상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지난 1984년 설립된 '천호식품'은 지난해 기준 매출 750억원, 종업원 수 400여명의 중소기업이다.

    다음은 <천호식품 김영식 회장 사과문 전문>이다.

    천호식품 전 임직원은 금번 홍삼제품과 관련하여 고객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진심 어린 사죄의 말씀을 올립니다. 

    외부업체의 원료생산과정 또한 철저하게 검수 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원료 검수로 인해 물엿과 캐러멜 색소가 첨가된 홍삼농축액이 사용된 제품을 '100% 홍삼 농축액'으로 표기 기재해 제품을 판매하는 큰 잘못을 범하였습니다. 

    홍삼농축액이 문제가 된 제품은 이미 전량 폐기 조치된 '6년근 홍삼만을' '6년근 홍삼진액' '쥬아베 홍삼' '스코어업' 등 4종의 제품 이외에 ‘마늘홍삼’(제품 유효기한 2017년 1월 17일~ 10월19일)과 ‘닥터공부스터’(제품 유효기한 2017년 3월 6일~ 9월 28일) 등 2종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현장조사를 통해 추가로 확인되었습니다.

    추가 확인된 2종의 제품도 최대한 신속하게 전량폐기하고 이미 판매된 제품은 조건 없이 환불 및 교환조치 하도록 하겠습니다.

    천호식품의 모든 제품에 최고의 품질을 담겠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입니다. 철저히 반성하고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천호식품은 회사를 원점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전 생산공정을 철저하게 점검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원재료 수급 부분을 최우선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원재료 검수 조사 인원 충원 및 최신 검사 기계 설비를 도입해 업계 최고의 품질관리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자사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의 품질정보를 100%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제품 발송시 ‘제품 검사 성적서’를 동봉하겠습니다. 또한, 재배 농가와의 직거래 비중을 확대해 제품 원재료의 자체 생산 비중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위와 같은 개선 사항들을 즉시 시행하고 조치 내용이 이루어질 때마다 고객분들께 구체적으로 말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천호식품의 변화된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고객 및 소비자단체들의 공장방문을 포함한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가겠습니다. 

    아울러 저는 천호식품의 창업자이자 회장으로서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드린데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오늘부로 천호식품의 등기이사 및 회장직에서 사임하고자 합니다. 

    또한 앞으로 천호식품과 관련된 어떠한 직책도 맡지 않을 것임을 말씀 올립니다. 

    앞으로 천호식품은 내부 및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될 경영혁신위원회를 통해 상기 약속 드린 개선사항을 책임지고 이행할 것이며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천호식품 창업자 회장 김영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