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8개월 간 월평균 입주물량 3만8899가구단기적 전세값 하락… 재계약시 1억원 웃돈마련 어려워

  • 하루가 멀다하고 치솟는 전세값이 올해 중순부터 조정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조사결과 2017년 7월부터 8개월 동안 월평균 입주물량은 3만8899가구로, 지난해 월평균 2만4311가구 대비 1.6배 증가했다.

    해당 기간 동안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도로 총 12만5735가구가 예정돼 있고, 인천(2만904가구)과 서울(1만2723가구)도 1만가구 이상 입주물량이 예고돼 있어 총 15만9362가구가 수도권에 쏟아질 전망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입주가 몰리는 일부 지역에 입주 포기가 발생할 것이 우려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분양 이후 주변 시세확인은 물론 입주여부를 지속해서 확인한다"고 말했다.

    과거 2002년~2008년에도 밀어내기 분양이 급증하며, 연 평균 입주물량이 약 33만가구에 달했었다. 당시 초과 공급에 따른 부작용으로 준공 후 미분양도 2∼3배가량 급증했다. 단기간에 1만가구 이상 입주를 진행했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이 발생하기도 했다.

    입주물량 확대로 전세값 하락은 집주인 보증금 상환 부담감이 높아진다. 전세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보증금 반환이 어려워진 집주인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급매물을 내놓는다. 이는 결국 매매가격 하락으로 연결된다.

    윤지해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입주물량이 단기간 늘어나면 전셋값 약세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면서 "2002년부터 7년 동안 초과 공급에 따른 부작용으로 기존 계약자 입주 거부 사태와 청약 경쟁 미달사례 등이 속출했다"고 설명했다.


  • 반대로 전세난민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트리지움(전용 59㎡) 전세는 2007년 7월 기준 평균 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후 조정기간이 끝나자 전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트리지움(전용 59㎡) 전세 시세는 연도별 7월 기준 평균 △2007년 2억5000만원 △2009년 3억 △2011년 3억7000만원 △2013년 4억1500만원 △2015년 6억2000만원을 기록했다.

    최근 위례신도시도 비슷한 모습이다. 2015년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되면서 전세물량이 쏟아졌다. 위례신도시 첫 민간 아파트 입주 '위례신도시 송파 푸르지오' 전용 108㎡ 전세값은 2015년 1분기에 4억∼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재계약 시점이 다가오면서 지난해 4분기 6억∼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한 30대 여성(위례신도시 거주·2015년 입주)은 "재계약이 다가오면서 전세값을 얼마나 올려줘야 하나 고민이 된다"면서 "지금도 대출금이 많은 상황에서 1억원 이상 전세자금을 어떻게 마련해야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단기적으로 전세값 하락이 전세난민 입장에선 마냥 기뻐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재계약 시 1억원 이상 치솟은 부담을 쉽게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세입자들은 다시 전세집을 찾아 떠나는 '시한부 전세'에서 벗어날 수 없는 셈이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차장은 "대규모 입주가 발생하면 일시적으로 전셋값 조정이 발생한다"면서 "과거 광교·판교신도시에서도 떨어진 전셋값은 곧바로 회복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