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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입주물량 증가로 수도권 전세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강남3구는 입주량 감소뿐 아니라 재건축에 따른 멸실가구 증가로 전셋집 구하기는 한동안 쉽지 않을 전망이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년 전국 입주물량은 36만5764가구로 올해 29만882가구와 비교해 6만 가구 이상 증가한다. 이 중 서울은 2만7516가구가 입주해 올해와 비교해 약 4000가구 증가한다.
전국적인 입주량은 2∼3년 전부터 꾸준했던 공급 탓에 급증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26만7222가구에 이어 올해 29만882가구가 집들이를 마무리한다.
입주량 증가는 전반적인 전셋값 안정화로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 전세가격 증감률은 0.2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달 0.6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이달 기준 서울 전세 재계약 비용도 지난해 8536만원에서 올해 8323만원으로 213만원 줄었다.
그러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입주물량은 3990가구로 올해 6241가구 보다 감소한다. 입주량이 감소하면서 전세난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에서 강남3구는 수요가 꾸준하다는 점도 전셋집 구하기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이유로 꼽힌다.
강남3구는 수요가 꾸준한 탓에 분양시장에서도 흔들림이 크게 없다. 11·3 대책 이후 강남3구에 등장한 신규분양은 높은 인기를 끌었다. 삼성물산이 서초구에 선보인 '래미안 신반포 리오센트'가 평균 1순위 경쟁률 12.3대1을 기록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송파구에 분양한 '잠실 올림픽 아이파크'도 1순위 청약에서 평균 34대1로 마감했다.
최광준 신반포 래미안 팰리스 분양소장은 "주변으로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어 전세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젊은 고소득층 수요자들에게도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강남3구는 재건축에 따른 멸실가구가 계속된다는 점도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주 가구는 인접 지역으로 이동하는 특성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남3구는 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가 발생하는 데다가 입주가 적어 전셋값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은 적다"면서 "지역 수요에 초점이 맞춰진 곳에선 전세시장이 불안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수도권에선 입주가 몰리면서 국지적인 역전세난 우려는 공통으로 나오고 있다. 실제 인천은 올해(9088가구)보다 7000가구 이상 늘어난 1만6692가구가 입주한다. 경기도 역시 내년 11만9813가구로 올해(8만7506가구)와 비교해 3만2307가구가 증가한다.
다만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입주량 증가는 전세난 안정화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위례신도시 등 서울 수요를 기대하는 수도권 택지지구 입주가 본격화되면 극심했던 전셋값도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교통망 확충으로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에선 서울 전세수요를 흡수할 가능성이 높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차장은 "입주물량이 많아지면 수요가 입장에선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면서 "교통과 편의시설이 갖춰질 수도권 지역은 서울 전세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