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화 제조·유지 비용에 금융권 부담 多市銀 관리 어려운 동전교환기 대폭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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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동전없는 사회' 추진에 은행권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동전 교환에 속앓이를 해온 은행들은 고민거리를 없앨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상반기 안으로 '동전없는 사회' 시범 사업을 실시한다.
편의점에서 현금 거래 뒤 남는 잔돈을 선불카드에 적립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고 잔돈적립 효과가 입증될 경우 업종이나 적립수단을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편의점 업체와 선불카드업계가 관심을 보이고 사업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은 편의점 1곳, 선불카드회사 1곳을 선정해 조만간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한국은행의 시범 사업 추진에 발맞춰 국민은행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전국 국민은행 영업점 창구에서 소비자들이 공과금이나 등록금을 현금으로 납부한 뒤 생기는 동전 거스름돈을 계좌에 바로 입금해준다.
사실 금융권은 그동안 동전 관리에 골머리를 앓아 왔다.
한국은행의 경우 동전을 만드는 비용과 폐기하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10원짜리 동전 하나를 만들 때 30~40원이 사용된다.
지난해 한국은행은 540억원을 들여 동전을 만들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2.4%나 늘어난 수치다.
시중은행도 동전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지점 창구에서 직원들이 직접 동전을 교환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길다보니 특정 시간과 요일을 정해 업무를 처리하는데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고객 불편을 덜기 위해 설치한 동전 교환기 유지도 쉽지 않다.
지난 2002년 시중은행은 동전 교환기 도입에 적극 나섰지만 기계 결함이 자주 발생해 결국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실제로 A은행은 지난해 동전 교환기 숫자를 대폭 줄였다.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약 665대를 운영했으나 2016년 287대로 대폭 축소했다.
A은행이 동전 교환기 규모를 대거 줄이면서 인근에 있는 타 은행으로 동전을 바꾸려는 고객이 몰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손상된 주화나 외국 동전이 섞이면서 동전 교환기의 고장이 잦아 보수, 유지하는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며 "은행들로서는 동전없는 사회 추진이 반가울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