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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EG건설과의 합병을 마무리한 '통합 동양건설산업'이 내달 초 '고덕 파라곤'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나아가 토목사업·SOC개발사업에도 적극 참여, 연내 수주 1조4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동양건설산업은 내달 3일 평택시 합정동 868-1번지 일대 고덕국제신도시 A-8블록에 들어서는 '고덕 파라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1층~지상 30층·11개동·전용 71~110㎡·총 75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무엇보다 이번 분양은 EG건설과의 합병을 완료한 뒤 첫 분양인 만큼 '통합 동양건설산업'의 향후 사업진행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동양건설산업 측은 "주택시장이 택지지구 위주의 개발이 사실상 종료되고,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위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인적·물적 자원의 통합을 통해 주택사업의 이익 극대화에 주력하고 고급주택 브랜드인 '파라곤(Paragon)'을 통해 건설 명가 재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종전 EG건설이 라인건설과 전략적으로 제휴해 공동 론칭한 '이지더원(EG the 1)' 브랜드도 계속 사용할 예정이다. 시공할 지역적 특성이나 설계, 상품 콘셉트에 따라 브랜드를 달리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더원'은 한 때 닥터아파트가 조사한 브랜드파워 9위에 랭크된 바 있다.
'통합 동양건설산업'은 '고덕 파라곤'을 시작으로 올해 전국에서 6개 단지·총 3682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봉담 파라곤 2단지 △길음역 동양파라곤 △동백 레이크 파라곤 △부산 오션 파라곤 등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4개 단지·2506가구로 대다수를 차지한다. '동탄2신도시 동양파라곤(주상복합)'은 일반분양 가구로 상반기 중 공급될 예정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동양건설산업은 '파라곤'으로 서울 강남권과 주요 대도시를 공략해 고급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고, EG건설은 시행에 전문성을 갖춰왔다. 전문 분야가 달랐던 만큼 두 회사의 합병이 어떤 시너지를 낼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계획돼 있는 분양 단지들이 청약 성정을 기대해볼만한 '우량 입지'에 속해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앞서 동양건설산업은 지난 10월 5년 만의 신규분양 '세종 파라곤'을 성황리에 분양하면서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치른 바 있다. 이 단지는 877가구 모집에 총 1만3108명이 몰려 평균 14.9대 1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정계약 4일 만에 완판까지 성공했다.
주택사업 외에 토목사업 중심의 공공사업 및 SOC개발사업에도 참여한다. SOC사업 부문은 지난 6일 충남 아산시와 아산인주 일반산업단지 3공구 조성사업을 체결했다. 기존 인주일반산단(1공구)와 인접해 추가 개발 요구가 이어지다가 개발계획이 가시화됐다. 197만㎡ 부지에 36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 실시협약을 맺은 경남 창원시 덕산일반산단도 연말 인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올해 경북 포항시 마리나항 개발사업 조기 착공을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토목 부문에서는 지난 1일 부산 남항 물양장 확충사업 입찰에서 적격심사대상 1순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강점인 항만, 고속도로, 철도 등 분야에서 수주에 나선다. -
한편, 종합건설회사인 동양건설산업과 시행사 업무 위주의 EG건설은 지난해 10월 공시를 통해 합병을 발표하고,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을 결의했다. 이어 공람절차를 거쳐 1월6일 합병등기까지 완료, 2개월여 만에 합병 절차가 최종 마무리됐다.
합병비율은 EG건설 주식 1주당 동양건설산업 주식 2.14236469주를 교부하는 형태였다. 합병 과정에서 신주 59만5363주가 발행돼 동양건설산업의 발행 주식은 모두 299만9917주로 늘어났다.
EG건설이 동양건설산업을 인수했지만 피인수 기업인 동양건설산업의 업력이 더 오래되고, 브랜드 인지도도 월등하다는 점에서 동양건설산업이 존속법인으로 남게 됐다.
'통합 동양건설산업' 대표는 우승헌 동양건설산업 대표이사가 계속해서 맡고 있다.
우 대표이사는 현대엔지니어링 경영지원본부 본부장과 EG건설 고문, 동양건설산업 인수단장을 거쳐 2015년 4월 동양건설산업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지난 1월 EG건설과의 합병 이후 '통합 동양건설산업'의 대표이사를 맡게 되면서 리더십도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2014년 동양건설산업은 영업손실이 494억원에 달했지만, 우 대표가 취임한 2015년에는 28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3분기까지 8억원으로 줄였다. 4분기 실적까지 더해지면 흑자전환은 어렵지 않게 달성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대표 취임 이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재무구조 안정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이다.
우 대표는 올해 사업계획으로 수주 1조4000억원, 매출 37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을 내세웠다.
그는 "경영효율성 증대와 사업 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했다"며 "토목사업 위주의 관급사업 및 SOC, 개발사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기존 EG건설이 강점을 가진 건축시행 실적 및 사용용지를 이용한 건축시행 사업 확대를 통해 메이저 종합건설사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1968년 설립된 동양건설산업은 주택건설업 및 토목건설업, 전기건설업, SOC, 신재생에너지 등 종합건설업을 영위해 왔다. 2010년에는 시공능력평가 35위까지 오른 전국구 종합건설사다. 2011년 PF(프로젝트파이낸싱) 우발채무 등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2015년 EG건설에 인수되면서 법정관리를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