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경영부실 속 최용권 회장 무책임 행동 일관"의장, 대주주 의견에 소액주주 목소리 묵살
  • ▲ 서울 종로구 삼환기업 본사에서 진행된 주주총회.ⓒ뉴데일리
    ▲ 서울 종로구 삼환기업 본사에서 진행된 주주총회.ⓒ뉴데일리



    "무조건 안건을 통과시키라는 것이냐? 주주총회는 주주 의견을 듣고 대안을 나누는 자리다. 절반 이상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 의견만 따를 것이라면 주주총회를 진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소액주주 A씨>

    삼환기업 주주총회가 50% 이상 지분을 보유한 대리인 등장으로 힘없이 끝났다. 회계감사의견거절을 받은 재무구조에 대해 노조 측의 강력한 항의에도 불구하고 안건은 통과됐다. 소액주주는 지분 10% 이상을 모아 법정관리 신청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24일 서울 종로구 삼환기업 본사에서 열린 제65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가 제시한 사외이사 신규선임을 제외한 안건은 50% 이상 지분을 확보한 대리인 등장으로 통과됐다.

    이날 주주총회에선 소액주주와 사측은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자본잠식에 빠진 삼환기업을 살리기 위해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충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측 주장이 극명한 대립을 이뤘다.

    주주 A씨는 "회계감사의견거절이면 금융권에서 바라보는 신용도가 급격히 추락한다"면서 "사측이 제시한 수주목표를 어떻게 달성할지 의문스럽다"고 따져 물었다.

    또 다른 주주도 "사측이 구체적인 회계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감사의견 거절에 대한 명백한 해명 없이 안건을 통과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화동 삼환기업 대표이사(의장)은 "장기간 경기 침체로 다수 건설사가 마땅한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삼환기업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1790억원의 수주실적을 달성했다"고 반박했다.

    실제 삼정회계법인은 삼환기업 재무구조에 대해 "기업 존속능력에 대해 유의적인 의문이 초래한다"면서 "계속기업으로 존속 여부는 자금조달계획 성패에 따라 좌우되는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며 감사의견 거절을 내놨다.

    이에 대해 정화동 대표이사는 "회계법인으로부터 이달 의견거절을 통보받았다"면서 "현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답했다.

    소액주주들은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이 공개한 과거 발언을 상기시키며 기업 살리기를 위한 노력이 없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현재 최용권 회장은 삼환기업 지분 39.75%(특수관계인 포함)를 보유한 대주주다.

    주주 B씨는 "회장이 과거에 언론을 통해 사재를 출연해 회사를 살리겠다고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과거 회사 자금을 배임한 혐의도 있다"고 말했다.

    정화동 대표이사도 주주 질의에 맞대응했다. 그는 "사재출연을 약속했던 과거와 현재 여러 상황이 달라져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라며 "배임 부분은 실제 재판을 받고 회사에 돈을 돌려줬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소액주주들은 현재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져 있는 삼환기업 미래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사측이 구체적인 대안 없이 수주목표치 제시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었다. 회사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이 전혀 없는 모습에 항의가 지속됐다.

    주주 A씨는 "이사회는 법정관리와 상장폐지를 겪는 동안 회사 경영악화 책임을 지고 있지 않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회사를 경영할 것인지에 대안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안건은 50% 이상 지분을 확보한 대리인 등장으로 사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이날 소액주주는 신규이사 6명을 추천했다. 그러나 대주주 대리인 거부로 표결 없이 무산됐다. 

    주주 C씨는 "대리인 말 한마디에 의장도 소액주주 의견을 무시한 채 동조하고 있다"면서 "회장과 특수관계인 등 경영진 비전은 무엇이고 적자가 지속하는 회사의 미래를 알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화동 대표이사는 "수주 경쟁력과 영업력을 통해 지속성장을 확보하겠다"면서 "해외에서도 캄보디아·미얀마 등 신시장 개척을 통해 경영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