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에 서울 떠나는 세입자들수요 증가에 경기 세입자도 '불안'
  • ▲ 서울 시내의 부동산에 붙은 매매 안내문.ⓒ연합뉴스
    ▲ 서울 시내의 부동산에 붙은 매매 안내문.ⓒ연합뉴스
    정부 부동산규제로 서울 전세매물이 줄고 전세값도 상승을 거듭하면서 더 저렴한 전세집을 찾아 이동하는 '전세 난민'이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서울과 가까운 과천, 하남, 안양, 성남 등 경기권도 전세매물 감소와 전세값 상승이 맞물리며 전세난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주(3일 기준) 경기 아파트 전세값은 전주와 같은 0.09% 상승하며 1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역별로 하남시가 0.47%로 상승폭이 가장 컸고 성남 분당구(0.39%), 수원 영통구(0.28%), 광주시(0.28%), 안양 만안구(0.21%)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경기 지역 일부 단지에서 전세값이 상승하고 있다. 일례로 하남 학암동 '힐스테이트센트럴위례' 전용면적 98㎡ 전세는 지난달 8억원에서 이달 8억5000만원으로 한달 만에 5000만원 상승했다.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센트럴자이' 전용 84㎡ 전세도 지난달 7억7000만원에서 이달 8억원으로 상승한 데 이어 현재 시세는 9억5000만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매물 감소도 심각하다. 아실은 경기 지역 아파트 전세 물건이 2만699건에 그쳐 연초 3만1110건 대비 33.5% 감소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역별로는 안양 만안구가 연초 1458건에서 이날 148건으로 약 90% 쪼그라들었고 용인 처인구도 969건에서 193건으로 80% 급감했다. 광주시는 648건에서 212건으로, 하남시도 722건에서 213건으로 각각 70% 줄었고 안양 동안구도 1273건에서 480건으로 63% 감소했다.

    향후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감하면서 경기 지역 전세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경기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은 6만6000가구, 내년에는 4만3000가구로 35% 가까이 감소한다.

    전문가들은 만성적인 공급부족과 비아파트 기피로 인해 수도권 전세값 상승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시작된 전세대란으로 전세집을 못 구한 임차인들 가운에 일부는 상대적으로 임대료 부담이 적은 경기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만성적인 주택 수급불균형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서울에서 시작된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이 경기 지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