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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업계가 채권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대우조선해양의 구조조정 추진방안에 대해 일제히 비판했다.
정부가 제시한 방안은 회사채 투자자들에게 해운업종과 동일한 손실 분담을 요구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보유채권에 대한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최대 50%까지 회계상 손실로 잡혀 이를 보유했던 증권사들은 곧바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채무조정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135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 회사채 및 기업어음(CP)을 보유 중인 증권사가 곧바로 피해를 입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은 기존에 쌓은 충당금이 환입되지만 따로 충당금을 쌓지 않은 증권사들은 곧바로 손실을 입는다"며 "출자전환 비율에 따라 최대 50%의 감액손실이 불가피하고 중소형사들의 피해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달 17일 예정된 회사채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조정안이 가결되지 않을 경우 P-플랜을 통해 대우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고 최악의 경우 증권사들의 보유채권이 전액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대우조선 회사채를 보유한 가장 큰 이유는 ELS 자금 운용에 따른 것으로, 업계는 ELS를 발행한 이후 해당 자금을 금리가 높은 회사채에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높은 금리에 대한 매력으로 대우조선의 회사채와 CP에 증권사들의 자금이 일부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다수 증권사들이 대우조선에 따른 손실과 파장이 불가피한 가운데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금융당국의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도 잘못됐다고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보고서를 통해 "투자자들의 부적절한 판단으로 손실이 확대된 해운업종의 회사채와 달리 주채권은행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대우조선의 유동성 위기는 책임 분담 측면에서 분명히 구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은 모든 채권자가 손실분담에 동의하는 채무재조정안이 통과하면 2조9000억원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이지만, 채무재조정에 실패하면 강제적인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은 분식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이후 등급이 추락하기 시작했다"며 "채무재조정에 동의하더라도 조선업의 사업재편이 성공하면서 만기 연장된 원금의 3년 뒤 상환 가능성을 확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결국 국내 조선산업을 전략적으로 '빅2' 체제로 개편할 목적으로 대우조선 구조조정 이후 내년부터 매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자본확충 이슈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과 관련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대규모 충당금 설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자본확충 이슈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일반은행의 경우에도 현대상선의 채무조정 방안을 고려하면 출자전환 부담이 높을 것"이라며 "현재 은행들은 대우조선해양 관련 여신 건전성을 요주의로 분류하고 있는데 향후 건전성 분류는 고정이하로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