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해외수주 목표액 6조8000억원"우량사업지 발주량 늘려야" 불확실성 잔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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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공플랜트 외길인생을 걸어온 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이 올해 해외사업에 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 신규수주 목표액은 11조3000억원으로, 이중 해외수주 목표액이 6조8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4조7000억원 대비 절반 가량 증가한 수치다.
◇성상록 사장, 30년 화공 플랜트 삶
동아대 공업화학공학과를 졸업한 성상록 사장은 1982년 현대엔지니어링 화공사업부에 입사해 화공플랜트사업본부 영업1부문장과 영업본부장을 거쳤다. 2013년부터는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을 역임, 사내서 '화공플랜트' 전문가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플랜트분야에서 공격적인 수주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 해외사업 주력지역은 다른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중동'이다. 올 2월 취임한 성상록 사장이 첫 해외출장으로 우즈벡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유도 미래 발주처관리 차원으로 해석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 중동 사업지는 △우즈벡 탁히아타쉬 복합화력 △우즈벡 GTL 건설사업 △우즈벡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 △쿠웨이트 아주르 LNG 수입터미널 프로젝트 △아랍에미레이트 미르파 1600㎹·52.5 MIGD(Million Imperial Gallons per Day) 민자발전 등이 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이란 사우스파12 2단계 확장공사'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 12일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계약을 따냈다. 공사금액은 현대엔지니어링 3조200억원, 현대건설 6000억원으로 국내 건설사가 이란에서 수주한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란에서 첫 수주를 따내며 목표 수주액 달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란 건설시장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고 경제제재 속에 있던 2015년 8월부터 이란 사무소를 개설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실제로 해외영업 임직원들은 수시로 현지로 파견돼 발주처를 방문하는 등 '밀착영업'을 진행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당사가 이란에서 처음으로 주관사로 수행하는 프로젝트"라며 "입찰부터 최종 수주까지 전사적으로 신중을 기하고 전력투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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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이란에서 성상록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발주처 AHDAF社의 아쉬가르 아레피(Asghar AREFI) 사장을 포함해 양사 임직원들이 계약 체결을 축하하며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현대엔지니어링
◇2016년 실적, 영업이익은 증가
현대엔지니어링 최대주주는 현대건설이다. 보통주 293만3000주를 보유해 지분율 38.62%를 차지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4년 엠코 합병 이후 지속해서 몸집을 키웠다. 지난해 현대건설 전체 매출 중 현대엔지니어링 실적은 37%에 달하며 '똑똑한 아우' 역할을 하고 있다.
2016년 현대엔지니어링 영업이익은 약 4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0억원 증가한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호황을 이룬 주택사업 발판으로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것으로 풀이된다.
성상록 사장은 현재 잔뜩 움츠러든 해외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이란 등에서 먹거리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의 철학은 지난 10일 현대엔지니어링 창립기념식 인사말에서 그대로 묻어났다. 성상록 사장은 직원들 앞에서 혁신·신뢰·소통을 강조했다. 혁신을 통해 기회를 찾아 끊임없이 도전하겠다는 의지였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이란과 협상을 통해 세부적인 조율이 마무리되면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발주물량은 유가가 회복하면서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목표 달성 분위기 엇갈려
다만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섣부른 예측은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올해 3월말 기준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금액은 89억5869만달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1% 줄었다. 수주 건수는 불과 3% 증가한 176건으로 나타났다. 즉, 올해 들어서도 해외시장 분위기는 녹록지 않다.
국내 주택시장 하락과 SOC 사업 축소 등으로 해외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업체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우량 사업지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량사업 발주 증가는 유가·환율 변동성으로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모든 건설사는 과거 해외사업을 통해 막대한 영업적자를 경험한 만큼 저가수주를 피하고자 한다"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우량사업지 발주가 얼마나 등장하느냐에 따라서 건설사 전략도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