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자금 1조원 없는 박삼구 회장측, 상표권 문제까지 으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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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매각이 차기 정부서 마침표를 찍게될 전망이다.애초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지난달 중국계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매각주식매매계약서(SPA)까지 체결했다.하지만 우선매수청구권을 쥔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청구권 행사 여부를 두고 법정투쟁을 예고하면서 스텝이 엉켜버렸다.5월 9일 대선을 앞두고 대권주자의 입김까지 가세하면서 '호남 기업'을 중국에 팔아서는 안된다는 여론전으로 확대된 양상이다.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매각이 지연은 '의도된 시간끌기'로 보고 있다.호남에 기반을 둔 금호그룹이 단 1%라도 인수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차기 정부서 진행을 하는 게 좋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여기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보수정권 10년에 따른 피로감으로 차기 정부에 호남 기반의 정당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박 회장의 수중에 금호타이어 인수에 필요한 1조원이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채권단이 컨소시엄 불허 입장에서 '조건부 수용'으로 입장을 선회했지만 아직까지 자금 조달 계획은 드러난 바가 없다.그는 지난달 13일 "그룹에서 1조원을 (조달)할 수 없고, 개인도 힘들다"면서 "컨소시엄이 안되면 인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이후 박 회장은 산업은행이 이달 19일까지 우선매수권 여부를 결정하라는 통보를 거절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금호산업이 쥔 금호 상표권에 관한 구체적인 조건이 빠졌다는 것이 이유다.만일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더라도 금호산업, 즉 박 회장의 동의가 없으면 금호상표권 사용은 어려워진다.채권단 기류도 차기정부 결론이 낫다는 분위기다.금호타이어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산업은행 내에서는 법정분쟁으로 가도 밀릴 것이 없다는 기류가 깔려 있다.현재 산은 내 급한 불은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에 있다. 모든 채무관계자의 고통 분담을 위한 동의를 얻기 위해 사실상 전 직원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다.지금 괜히 매각을 서둘렀다가 정치권 '호남 표심' 논리에 휘둘려 공정 거래에 반하는 결론이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엿보인다.한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문제는 급하게 몰아 붙일 게 아니라 차라리 법정을 가더라도 하나씩 따져보는 게 맞다"면서 "상식적으로 돈이 없는데 무조건 매수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