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 넘게 협상 공전… 피로감만 쌓여27일 재논의… "밤샘 협상이라도 벌여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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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은행장 공백 사태를 빚은 수협은행의 차기 행장 인선이 제자리걸음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복되는 은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 공전에 피로감만 쌓이는 가운데 정부 측과 수협의 거수기로 전락한 행추위에 대한 비판과 함께 무용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20일 Sh수협은행에 따르면 행추위가 이날 서울 모처에서 다시 회의를 열고 행장 최종 후보를 낙점하려 했으나 또다시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행추위는 오는 27일 모여 회의를 재개하기로 했다.
수협은행은 지난 12일 이원태 전 행장이 퇴임하면서 정만화 수협중앙회 상무가 직무 대행을 맡고 있다.
하지만 정 상무가 은행 관련 업무를 본 적이 없어 경영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행추위는 지난달 9일 첫 회의를 연 이후 40일 넘게 공전을 거듭하는 중이다.
정부 측 추천 위원 3명과 수협 추천 위원 2명이 각각 미는 후보를 고집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수협은행 내규에는 행추위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은행장 후보를 뽑게 돼 있다. 4명 이상의 지지가 있어야 하는 구조다.
지금 같은 대립 구도가 이어지면 행장 인선이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차기 정부와 수협의 새로운 관계 형성 여하에 따라 행추위 내 기류가 바뀔 여지는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행추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는 양상이다. 정부와 수협이 밥그릇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행추위가 거수기로 전락해 양측의 목소리만 대변할 뿐, 신경(신용·경제사업) 분리로 독립한 수협은행이나 고객은 안중에 없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행추위 사외이사들은 하염없이 회의만 반복하지 말고 밤샘·마라톤 협의를 벌여서라도 주어진 소임을 다해야 한다"며 "스스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면 행추위 무용론 등 후폭풍이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