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속 잔뜩 벼르고 있는 4野 상대로 인사청문회 뚫어야

  • ▲ 누가 대통령에 당선돼도 새 정부의 정상 출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뉴데일리
    ▲ 누가 대통령에 당선돼도 새 정부의 정상 출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뉴데일리


이제 닷새 후면 새 대통령 탄생한다. 각종 경제지표는 한국경제의 새 출발을 기대하며 호조세를 띠고 있지만 새 정부가 맞닥드릴 대내외 환경은 만만치 않다. 

누가 당선되든 정부 구성부터 난관이다. '여소야대' 국회를 대상으로 인사청문회를 뚫어야 내각 구성이 가능하다. 

4일 대선후보들이 내놓은 새 정부 구성안을 살펴보면 '통합'·'공동' 정부 구성에 관한 내용이 많다. 

차기 대통령이 다른 정당의 협조가 없으면 당장 정부 구성부터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현실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치권 안팍에서는 새 정부가 완전히 구성되려면 연말은 돼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총리, 장관 등 인사청문회 대상만 줄잡아 10여명인 데다가 지난 5개월 여의 '정부 공백' 상태를 메우기 위해서는 국회나 공직사회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날 기준으로 국회 의석수를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119석, 자유한국당 94명, 국민의당 40명, 바른정당 19석 등으로 원내 과반 의석(150석)을 보유한 정당은 없다. 

새 대통령은 선거 이튿날인 5월 10일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총리를 비롯한 내각 구성을 서두르지 않으면 국정공백이 늘어질 수 있다.  

선거를 치르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야당에서 인사청문회를 쉬이 통과시켜줄 리도 만무하다. 

앞서 박근혜정부에서는 첫 내각 구성 때 장관 한명당 인선에서 임명까지 20일이 넘게 소요됐다. 

이명박정부서도 초대 환경, 통일, 여성부 장관 후보자들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해 새 후보자를 지명했다. 

  • ▲ 누가 대통령에 당선돼도 새 정부의 정상 출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대선 TV토론 캡쳐
    ▲ 누가 대통령에 당선돼도 새 정부의 정상 출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대선 TV토론 캡쳐


  • 사정이 이렇다보니 공직사회에서는 새 장관보다 초대 차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차관은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아 대통령의 즉각 임명이 가능하다. 장관이 인사청문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차관이 새 정부의 기조를 따라 부처를 지휘하게 된다. 

    새 정부가 출범한 뒤의 공약의 입법화도 쉽지 않다.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공공부문 일자리 80만개를 대표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재벌개혁을,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청년 일자리 뉴딜 정책으로 일자리 110만개를 각각 약속하고 있다. 

    각 후보들은 보궐선거로 치러지는 대선 과정에서 명확한 재원조달 방안을 내지 못했다. 막대한 예산이 드는 공약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증세가 필수적인 만큼 국민의 동의를 얻는 과정 또한 거쳐야 한다. 

    각 정당들이 대선 이후로 미루고 있는 경제입법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현재 다섯개 정당은 대선에서 패배하더라도 각 정당에서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들을 각 정당에서 입법투쟁을 통해서라도 관철시킨다는 계획이지만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정당이 부패척결을 외치고 있지만 '행동'에는 차이가 있다.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경제개혁은 반시장·반기업적 입법에 초점이 맞춰 있다. 이들은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등을 통해 경제를 뜯어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두 사람도 세부적인 방법론을 두고는 입장을 달리해 둘 중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남은 한쪽에서 해당 정책에 동의할 지는 미지수다. 

    반면 홍준표 후보는 규제완화와 강성 귀족노조 개혁에 집중하고 있다. 원내 1~3당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법 하나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군소정당과의 협치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대선은 새 정부 출범의 시작일 뿐"이라며 "국회 주도권을 쥐기 위한 여야 힘겨루기에다가 공직사회까지 움직이려면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