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유도신문' 논란 이어 무리한 공소..."모두가 지치는 싸움"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11차 공판이 마무리됐다. 일각에서는 수 개월간 이어지고 있는 공판의 허무함을 지적하면서 특검의 무리한 공소로 예정된 결과라 분석했다.

    10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11차 공판은 두 번째 증인신문으로 진행됐다. 이날 공판은 김찬형 전 비덱타우누스 호텔 직원과 장남수 전 비덱스포츠 대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먼저 증인석에 앉은 김찬형 씨는 비선실세 최순실의 소유인 독일 비덱타우누스 호텔에서 근무한 인물이다. 그는 손님 접대 등의 일반적인 업무와 함께 비덱타우누스 호텔, 비덱스포츠와 관련된 영수증 등을 처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특검은 김 씨에 대한 신문을 통해 삼성의 대가성 승마지원 혐의를 입증하려 했다. 비덱스포츠가 크리스티앙 캄플라데에게로 넘어간 계기, 비덱스포츠와 삼성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의논한 2016년 4분기 예산보고서, 삼성이 사준 것으로 의심받는 살바토르·비타나V·라오싱의 매매과정, 블라드미르·스타샤 교환계약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하지만 특검은 예상에서 벗어난 역풍을 맞으며 무리한 공소라는 사실을 스스로 드러냈다. 특히 변호인단의 질문에 '검사가 설명해줬다'는 답변이 나와 진술조서에 대한 신빙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오후 공판에서는 장남수 전 비덱스포츠 대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장순호 전 플레이그라운드 재무이사의 아들로 알려진 장 씨는 비덱스포츠의 재무관리 업무를 담당했다. 

    특검은 장 씨를 상대로 최순실의 개인자금 형성과정과 코어스포츠 계좌 내 자금 유통 경로를 집중 신문했다. 그러나 장 씨는 "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 맞는 것 같다" 등 모르쇠로 일관해 신문은 아무런 소득없이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장 씨는 지난 특검 조사과정에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가 코어스포츠와 삼성을 매개하는 업무를 맡았다고 진술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신문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고 진술을 거부해 논란을 빚었다.

    쟁점으로 떠오른 정유라가 탔던 말 살시도의 이름 변경에 대해서는 최 씨의 주도하에 이뤄진 일이라고 진술했지만, 결국 최 씨가 직원들에게 변경될 말의 이름을 추천받았기 때문에 이같은 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나 진술의 진위성에 의심을 갖게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연이은 공판에도 결정적인 증거가 드러나지 않는 것에 대해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특검이 모든 혐의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라는 무리한 주장을 펼치면서 이같은 결과는 예정됐다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루한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지만 어떤 혐의도 드러나지 않았다. 특검이 입증책임을 소홀히 한 것"이라며 "특검의 무리한 공소로 예정된 결과다. 결국 모두가 지치는 싸움으로 끝나지 않을까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