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이랜드파크 대표 직원들에게 상황 설명하고 외식사업부 유지하겠다고 공유할 계획""그룹 재무구조 개선,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쇄신 계기로 삼을 것"
  • ▲ 애슐리 매장. ⓒ이랜드파크
    ▲ 애슐리 매장. ⓒ이랜드파크


이랜드그룹이 '버리려' 했던 외식사업부를 다시 '살리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김현수 이랜드파크 대표이사는 22일 직원들에게 이같은 결과를 설명하고 매각설로 혼란스러운 사내 분위기를 다잡을 계획이다.

22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이랜드파크는 애슐리와 자연별곡 등 외식사업부를 매각하기로 했던 기존 계획을 철회하고 그룹의 주력 사업인 패션·유통 사업과의 시너지를 내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랜드리테일의 가구·생활용품 전문점 모던하우스가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되면서 외식사업부는 매각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애슐리와 자연별곡 등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는 가격경쟁력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 등 확실한 강점을 갖추고 있는만큼 패션·유통 사업과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이랜드 홍대 복합관, 신촌 복합관과 같이 
패션과 외식을 결합한 모델로 큰 반응을 얻은 것처럼 앞으로도 이러한 시너지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그룹의 주력 사업인 패션 부문은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 시장으로 빠르게 고객이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이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옷만 팔아서는 안된다'는 위기 의식에 기반해 외식브랜드, 푸드코트 등과 결합해 온라인 고객을 오프라인으로 유인하고 고객들이 쇼핑하는 시간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지금 당장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재정비를 하는것보다 이랜드 외식브랜드의 강점을 내세워 주력 사업인 패션과 결합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 ▲ 자연별곡 매장. ⓒ이랜드파크
    ▲ 자연별곡 매장. ⓒ이랜드파크

  • 당초 시장에서는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의 매매가를 약 5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 인수를 추진했던 사모투자펀드 MBK파트너스는 약 6주간에 걸쳐 실사를 진행했다. 실사를 거치면서 MBK파트너스와 이랜드파크 양측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매각이 결렬됐다는 평가도 있다. 

    국내 외식 시장이 침체된데다 지난해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가 아르바이트생 임금체불, 협력업체 대금 미지급 등의 이슈에 휘말린 것도 외식사업부 매각에 걸림돌이 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랜드 측은 "양사의 의견차보다는 모던하우스 매각 대금 만으로도 그룹의 시장 유동성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 
    외식사업부는 유지하기로 한 것"이라며 "모던하우스 매각대금 7000억원이 들어오는 7월이 되면 지난해 말 기준 315%에 달하는 부채비율을 200% 안팎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르바이트생 임금체불과 협력업체 대금 미지급 건은 이달 안으로 모두 지불이 완료될 예정"이라며 "이번 일로 외식사업부가 한 단계 쇄신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하고 그룹이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내부 직원들도 마음을 많이 추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는 애슐리와 자연별곡, 피자몰, 수사, 샹하오 등 총 18개 외식브랜드, 55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직원은 아르바이트생을 포함해 1만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랜드 외식사업은 그룹 계열사인 이랜드파크의 2개 사업(외식·레저) 중 하나다. 이랜드파크의 지난해 매출액은 8054억원으로 외식부문은 7000억원(약 85%)에 달한다. 이랜드파크는 같은 기간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레저부문의 적자에 기인하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이랜드파크 외식사업부는 아르바이트생들에 83억원에 달하는 임금을 체불하고 협력업체에 350억원을 미지급하는 등 자금 문제로 논란이 됐다. 

    현재 
    이랜드파크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85.3% 지분을 보유한 이랜드리테일이다.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파크를 완전히 분리한 뒤 내년 5~6월께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