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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관광객이 빠지기 전에 한 60% 정도. 아직 100% 회복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갈수록 상황이 나아지고 있으니 다행이야." 명동에서 노점상을 하는 강 모씨.
중국 당국의 사드 보복 이후 활기를 잃었던 명동이 최근 빠르게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명동 인근 상권이 다시 호조세를 보이면서 상인들도 관광객 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중국인 개별 관광객은 물론 제3국 관광객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2~23일. 뉴데일리 경제 기자가 방문한 명동은 다양한 외국인 관광객들로 모처럼 활기에 찬 모습이었다. 사드 보복 이전 중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을 차지한 것과 비교하면 동남아 및 홍콩 관광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증가한 모습이었다.
명동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김 모씨는 "사드 이후 중국인이 줄어서 아직 평년 수준 매출은 아니야"라며 "그래도 홍콩분들이나 동남아 관광객들이 좀 많아져서 그럭저럭 괜찮아. 중국인도 늘고 있는 추세여서 기대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명동 쇼핑 거리 곳곳에선 명동을 찾은 중국인들의 대화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었다.
중국에서 온 쉬라이 씨(徐來·29)씨는 "(정부에서 한국 관광을 막아)패키지(단체)로 한국을 오긴 어렵지만, 개별적으로 한국을 찾는 건 문제없어요"라고 중국 내 반응을 설명했다.
평소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던 명동교자는 아직까진 뚜렷한 증가세가 없어보였다.
명동교자 직원은 "금한령 이후 중국이나 일본인 등 관광객 변동 추이는 거의 없어요"라며 체감상 느껴지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
명동 주변에 위치한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점차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건물 1층 엘리베이터부터 많은 관광객들이 북적거렸다. 이전처럼 중국인 관광객이 붐비는 것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관광객도 증가했다.
이날 12층에 위치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화장품 매장에선 관광객 100여명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진귀한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A 면세점 직원은 "체감상 면세점을 찾는 사람이 다시 증가하는 것 같아요"라며 "새 정부도 출범했고 사드 문제는 곧 해결될 것으로 봐요"라고 상황을 낙관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제3국에서 오는 관광객이 늘었다고 브랜드 담당 직원들은 입을 모았다.
한 판매 사원은 "예전에는 10명 중 8명이 중국인이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기준 대만, 홍콩 비중국 중화권에서 방한하는 고객 비중이 증가했다. 대만의 경우 연휴시기(청명절)와 벚꽃, 마라톤 등 계절성상품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 방한수요가 증가하며 전원 동월 대비 14.5% 신장했다.홍콩은 지난해 4월 5만2699명에서 올해 7만9067명으로 증가했으며, 태국도 5만1733명에서 5만6351명으로 늘었다.
다만 제3국 고객의 유입이나 개별 중국인 방문객 회복세가 아직 금한령 이전처럼 면세점, 백화점 매출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신세계면세점의 지난 2월 일 평균 매출은 38억원이었다. 3월 15일 금한령 이후 30억대로 떨어진 일 평균 매출은 현재도 비슷한 수준이다. 롯데면세점 역시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에서 낙수 효과를 받지 못하면서 백화점 역시 뚜렷한 매출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개별 중국인의 한국 방문객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해도 이미 성수기인 청명절(4월 4~6일)과 노동절(5월 1~3일)이 지났기 때문에 회복세는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기업은 중국 단체 관광객에게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라며 "금한령 이후 매출 면에서 뚜렷한 호조세가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체감상 관광객이 늘고 있어 시장에서 기대감이 높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