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이동경로 파악 안 돼… 군산 농가 '진원지' 추정오후 6시 고병원성 여부 확인… 확진 시 위기경보 '심각'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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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류 인플루엔자(AI) 재확산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가축방역 당국이 역학조사를 통해 이동 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오골계 물량이 786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당국은 앞으로 최소 6개 시·도에서 AI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발생 위험지역은 제주·경기·충남·전북·경남·부산 등이다.
방역 당국은 이번 AI가 고병원성으로 확인되면 5일 오후 6시쯤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올릴 방침이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AI 발원지로 전북 군산 씨닭 농가가 지목되는 가운데 AI 감염원인으로 추정되는 오골계 6900마리에 집중해 방역조처를 하고 있다.
판매된 3600마리와 농가에 남은 500마리, 폐사한 2640마리 등은 역학조사 과정에서 소재가 확인된 상태다.
하지만 160여 마리에 대해선 아직 이동 경로를 파악하지 못했다.
또한 군산농장에서 사들여 다시 판매한 물량 중 제주 100마리, 경기 파주시 35마리, 경남 양산시 331마리 등 626마리도 현재 추적이 안 되는 상황이다. 4일 오후 6시까지 군산 농장에서 공급된 물량은 제주(3농가 1000마리), 양산(6농가 450마리), 파주(1농가 500마리), 부산 기장(1농가 600마리) 등 2550마리다.
AI 발원지로 추정되는 군산 농가에서 다른 지역으로 팔려나간 물량 중 총 786마리의 소재와 이동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양산지역은 음성으로 판정돼 위험성이 거의 없고 나머지 지역도 전문사육농장보다는 식당이나 자가에서 소비하려고 공급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들 지역의 AI 전파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군산 농가에서는 4일 오후 6시 이후에도 경남 진주 등 4개 지역에 590여 마리가 더 공급된 게 추가로 확인됐다. 해당 지역은 경남 진주(1농가 300마리), 충남 서천(2농가 150마리), 군산(1농가 40마리), 전북 전주(1농가 100마리) 등이다.
이들 농장 주변으로 이미 AI가 전파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방역 당국은 이날 해당 지역에 대해 도살 처분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방역 당국이 AI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지역은 최소 6개 시·도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군산 농장의 일부 닭에서 지난달 17일부터 혈변이 나오고 폐사율이 평소보다 두세 배 늘었다"며 "잠복기를 고려할 때 이 농장에 지난달 10일쯤 AI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잠복기를 참작할 때 지난 4월24일 충남 계룡시에 있는 부화장에서 들여온 오골계 병아리 6900여 마리가 유통되며 AI를 퍼뜨린 것으로 보인다. 해당 부화장에서 AI 음성 판정이 나온 만큼 현재로선 군산 농장을 AI 발원지로 추정한다"며 "최초 의심 신고 후 이틀 만에 위기경보를 '경계'로 상향하고 도살 처분하는 등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아직 추가로 AI 의심 신고가 들어오진 않았다.
AI는 지난 4월4일 충남 논산에서 발생한 것을 마지막으로 두 달여 간 잠잠하다 지난 2일 제주시 애월읍의 한 소규모 토종닭 농가에서 다시 발생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당 농가는 키우는 닭이 7마리도 안 되는 곳으로, 축산업 등록 대상이 아니다"며 "신고가 늦었지만, 숨기지는 않았다. 오히려 대규모 사육농가에서 폐사율이 평소보다 높은 데도 신고하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방역 당국은 5일 오후 6시께 이번 AI가 고병원성으로 확인되면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