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 미국 법원에 대웅제약·파트너사 알페온에 민사소송 제기대웅제약 패소할 경우 미국 진출 심각한 타격 불가피
  • 메디톡스와 대웅제약간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둘러싼 논쟁이 미국에서 법정싸움으로 이어지게 됐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용했기 때문에 지적 재산권을 반환해야 한다며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주장이 허구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로써 국내서 법적소송을 진행할지를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해왔던 두 회사는 결국 미국에서 균주 출처의 진위여부를 밝히게 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법원에 대웅제약,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알페온 등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는 소장에서 전직 직원 A씨가 친분이 있었던 대웅제약 직원 B씨에게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에 대한 정보 일체(Master Record)를 전달하고 12만달러(한화 약 1억3000만원)의 금전적 대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메디톡스는 이번 소송 취지에 대해 대웅제약 등 피고소인이 훔쳐간 보툴리눔 톡신 균주로 인해 침해된 지적 재산권을 반환받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미국 파트너사인 알페온을 통해 '나보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따라서 이번 소송에서 대웅제약이 패소하게 된다면 나보타의 미국 진출은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는 균주 출처와 상관없이 안전성과 유효성만으로 허가하지만, 미국 FDA는 보툴리눔 톡신과 같은 바이오의약품 허가 과정에서 해당 생물 출처와 역사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지적재산권 반환이 결정된다면 대웅제약에 출처 및 역사에 대한 보완 서류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허가가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메디톡스가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한 점도 주목된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디톡스가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제기한 것은 국내 정부가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데다, 단순한 논란거리가 아닌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법적인 판단을 받고자 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주장이 허구라며 소송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미국에서 민사소송을 통해 제기한 주장은 허구이며, 소송과정에서 모든 주장이 거짓임을 철저히 입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메디톡스가 국내에서의 지속적인 의혹제기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가 없자 보툴리눔 톡신의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민사 소송을 제기한 것이며, 이는 대웅제약의 해외 진출을 방해하기 위한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웅제약의 입장에 대해 더이상 대응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