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믹 산업 중심지 떠올라… 115개 기업 56억불 지역경제 파급효과"바이오클러스트 정체성, 기반 간춘 연구기관과 훌륭한 인재들의 협력에서 비롯"
  • ▲ 빌 볼드 EDC 바이오산업 담당 컨설턴트 ⓒ뉴데일리경제
    ▲ 빌 볼드 EDC 바이오산업 담당 컨설턴트 ⓒ뉴데일리경제



    샌디에이고는 미국에서 샌프란시스코, 보스턴에 이어 바이오 산업 경쟁력에서 3번째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그런 샌디에이고가 제노믹(genomics)분야 투자를 통해 미국은 물론 전세계 바이오산업의 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 샌디에이고에는 제노믹 관련 기업만 115개가 밀집해 있고, 이를 통한 직접고용은 1만명에 이른다. 제노믹이 샌디에이고의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56억불로 알려졌다.   

    샌디에이고가 미국 내에서도 성장성이 두드러지는 바이오클러스터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난 2002년 설립된 샌디에이고 경제협의회(이하 EDC)의 역할이 주효했다.

    우리나라의 경제자유청과 같은 기능을 하는 EDC는 적극적인 해외 기업 유치 및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환경조성을 통해 바이오분야에서 샌디에이고만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빌 볼드 EDC 바이오산업 담당 컨설턴트를 19일(현지시각) 만나 샌디에이고의 바이오분야 육성 차별성과 EDC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

    ▲EDC의 역할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EDC는 공공기업이 아니다. 정부의 인센티브나 절세를 요구하는 기업도 아니다. EDC가 하는 일은 다른 해외 투자자에게 직접 투자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국내 뿐 아니라 전세계 모든 기업들과 샌디에고에 기반을 두고 싶어하는 기업, 투자를 원하는 기업의 컨설팅을 해주는데 그들이 원하는 요구에 맞춰 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표다. 

    ▲샌디에이고의 강점은 무엇인가.

    -샌디에이고는 제노믹 산업의 중심이다. 제노믹의 시작은 시퀀스를 사용하는 여러 기술이 필요한데, 이것을 샌디에이고 기업들이 갖고 있다. 정부는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를 통해 이것을 어떻게 병리상 활용할 수 있는지 연구한다. 기본 유전자 정보를 통해 같은 암이 아니라 어떤 암을 갖고 있느냐는 볼 수 있어 그에 따른 개별화, 특성화된 처방을 할 수 있게 된다. 샌디에이고는 'end to end(끝에서 끝)' 접근 방식을 갖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큰 바이오테크 연구소인 스크립스 연구소와 솔크 연구소 등이 있다.

    ▲유전체 분야는 한국도 발전하고 있는데 기초연구를 임상, 사업화하는 차별적 인프라가 있다면.

    -맵 바이오파마수티컬이라는 기업이 있는데,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전염병이 발생하면서 퍼져나갈때 나온 약이 '지맵'이다. 지맵은 샌디에고에 있는 스르립스 연구소에서 만들어져 나왔다. 에볼라를 예로 들었지만 더 넓은 분야를 진료하고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샌디에이고의 전략이다. 샌디에이고가 이런 기반기술을 토대로 선두주자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퀄컴에서 오래 근무했는데 IT와 바이오산업의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보나.

    -IT와 바이오산업은 둘 다 기본적인 연구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지만, 가장 큰 차이는 가치관의 차이다. 사람들은 어떻게 스마트폰을 브라질, 인도에 보급할 수 있냐고 질문한다. 물론 쉽지 않다. 개발이 어렵기 때문에 많은 돈과 기간을 투자해야 한다. 바이오산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가치관만 확실하다면 바이오 기술을 해외에서 도입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 

    ▲바이오클러스터가 조성되면 인센티브가 있나.

    -기본적으로 주정부 차원의 세금 공제 혜택이 있다. 직접 공장, 제조업들에게 주는 인센티브가 따로 있는데, 이것 역시 주정부 차원의 세금 공제다. 다른 국가 정부들도 세금 공제 정책을 많이 펴고 있는데, 무엇보다 연구기반이 얼마나 돼 있느냐가 중요하다.

    ▲한국도 샌디에이고와 같은 클러스터 만들려고 하는데 한국 정부나 기업들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은.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일단 기반이 되는 연구기관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연구기관이 기업, 인재와 함께 클러스터를 다질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다르게 말해서 한국 대학교들이 미국 대학, 중국 대학 바이오 기술력을 따라가고 있다면 클러스터 만들어봤자 소용없다. 인재풀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러스터 자체가 정체성을 가져야 한다. 연구나 연구 기관 중점을 두고 기업들이 시작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인재풀이 없다면 빠른 발전은 어렵다.  

    ▲샌디에이고에 훌륭한 생명과학자가 많은 이유가 클러스터에 인재들이 모이기 때문인가, 인재가 많아서 클러스터가 형성된 것인가.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하는 어려운 문제다. 샌디에이고는 연구기반이 먼저 설립됐다. 캘리포니아-샌디에고 대학(UCSD)이 1960년대부터 연구를 시작했고 동부, 서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인재가 모여들었다. 기술력과 연구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 기반되면서 많은 과학자 인재풀을 형성했다고 본다. 특히 샌디에이고는 다른 지역과 달리 기업, 연구소, 학교 등이 공유하고 협력하는 문화가 확실하다. 이러한 요인도 인재풀을 형성하는데 좋은 조건이라고 본다.

    ▲EDC가 협력에 도움을 주는 부분이 있나.

    -자연적으로 이뤄지는 콜라보다. 기업과 학교, 비영리 단체 등이 협력을 이루고 권장하는 문화가 있다. 특히 샌디에이고는 중소기업의 발전에도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다른 지역의 경우 그 지역을 지배하는 대기업에 의해 움직이지만 샌디에이고는 중소기업 중심이다. 훌륭한 인재들이 준비돼 있고 그들을 고용하는 기업의 문화들이 자연적으로 중소기업을 발전시켜 인재 중심의 경제효과를 내고 있다.

    ▲샌디에이고의 바이오클러스터 R&D를 한마디로 정의 내린다면.

    -처음부터 시작까지 모든 기술력을 갖춘 바이오테크 산업의 중심이다. 기술에서 개발 시작부터 제품 상용화까지. 또 제노믹 기반으로 한 데이터를 분석해 개별화된 처방까지 목표로 한다. 모든 것들이 리서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샌디에이고가 보유한 인재들이 이를 가능케 한다고 보면 된다. 'end to end'라는 것이 가장 기본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