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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롯데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죄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데일리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관련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죄 혐의 30차 공판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 측 변호인은 롯데의 K스포츠재단 70억원 추가 출연 배경에 면세점 청탁이 있었다고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6일 박 전 대통령 뇌물죄 30차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 공판에 이어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과 박헌영 전 과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신 회장 측 변호인은 롯데그룹이 K스포츠재단에 추가출연 했다가 돌려받은 70억원에 대해 면세점 청탁이라는 대가성이 없었음을 증명하는데 집중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박 전 과장은 지난해 3월22일 고영태와 함께 이석환 롯데 상무와의 미팅에 참석해 후원가능 여부 및 금액 타진을 협의한 인물이다.
신 회장 측 변호인은 박 전 과장에게 "5대 거점사업 중 첫 번째 거점인 하남에 롯데가 사업을 진행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다른 거점에 대해서는 다른 기업이 할 예정이라고 말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 전 과장은 "그랬을 수 있다"면서도 다른 기업이 어디냐는 물음에 '지금은 말하기 곤란하다'고 말한 이유에 대해 "당연히 정해진 기업이 없어서다. 검토한 기업도 없었다"고 답했다.
당초 K스포츠재단은 롯데 측에 75억원을 요구했으나 이 상무는 35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롯데 측은 미팅 과정에서 건설계열사를 통한 건설도 제안했다.
이에 대해 박 전 과장은 "명확하게 35억원을 주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협의해서 알려주겠다고 말했고, 추후 최순실이 그 금액은 안 된다고 해서 롯데 측에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도 박 전 과장은 신 회장 측 변호인의 "35억원을 제시한 롯데 측이 하남 사업 지원을 혼자가 아니라 다른 기업과 '반반씩' 하는 게 어떠냐고 제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런 얘기는 절대 없었다"고 일축했다.
박 전 과장은 "롯데 측이 35억원 얘기를 왜 꺼냈는 지 알 수는 없지만 롯데에서 반, 다른 기업에서 반을 내겠다는 말은 전혀 한 적이 없다"고 첨언했다.
본인의 업무수첩에 '약 35억(건설비의 2분의1) 지원의사 있으나 협의 후 알려주기로 함'이라고 적어 놓은 이유는 다른 기업과 반반 지원의 의미가 아니라 단순히 건설비의 2분의 1이라서 써 놨다는 것.
이와 관련 검찰 측에서 '반반'이 아니라 '반만'이라고 녹취서를 확인하자, 박 전 과장은 '반만'이라는 발언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롯데 측은 '반만'하겠다고 한 적도 없고, 35억 부담하면 어떻겠느냐고 하길래 건설비의 반이라서 내가 2분의1이라고 적은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반반', '반만' 공방이 이어진 말미에 신 회장 측 변호인은 "오늘 증인심문을 통해 그동안 일의 진행 상황을 보여주려 했다"면서 "면세점 청탁을 하고 75억을 지급했다는 게 검찰 측 공소사실인데 증거조사에서 밝혀진 내용을 보면 롯데는 75억원 요청을 받고 5대 거점사업에 롯데 외에 나머지는 어디서 하느냐고 질문했다"고 말했다.
롯데 입장에서는 재단의 추가 지원 요청을 받은 게 '우리만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응할 수 있었고, 추가출연을 바로 승낙한 게 아니라 '대신 지어줄 수도 있다', '35억원만 주면 안되겠냐'는 제안을 먼저 했다는 것.
결국, 이 같은 제안을 최순실이 거절함으로써 70억원이 추가로 출연됐고, 처음부터 청탁을 원했다면 금액을 줄여 제안하지도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면세점이라는 막대한 이권청탁에 대한 대가를 지불했다는 공소사실은 양립하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국내 5대 재벌기업이 기획안에 붙어 있는 짤막한 표에 나오는 총액 70억원의 건설비용과 5억원의 운영비용을 2016년 3월22일 미팅 후 10여일 만에 출연하기로 확정했다는 게 의문"이라면서 "SK는 89억원에서 24억원으로 금액 조정을 시도했으나 결국 보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신 회장 측 변호인은 이날 오후 증인으로 출석한 정 전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이번 증인은 사실상 롯데에 관여하지 않아서 내용을 잘 모르는 것 같아 생략하겠다"고 순서를 넘겼다.
앞서 정 전 사무총장은 롯데 측과의 만남에 대해 "지난해 3월17일 롯데에 간단한 개황만 설명하고 그 이후로는 롯데와 접촉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박근혜 뇌물죄 공판은 오는 7일 진행되고, 이날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 모두 피의자로 출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