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표준산업분류 기반으로 한 산업분류, 유가증권 시장 혼란 우려문재인 정부 들어 지주사 전환 늘어나면 그때마다 혼란 예상
  • 최근 SK와 CJ 등 대기업 지주회사의 업종이 '금융 및 보험업'으로 변경돼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업종 변경에 대한 의구심 제기와 함께 금산분리와의 연관성 측면에서도 논란이 예상된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표준산업분류 개정에 따라 7월 1일부로 지주사의 업종이 '회사본부, 지주회사 및 경영컨설팅 서비스업'에서 '금융업'으로 바뀌었다.

    한국표준산업분류 개정은 10년만에 진행된 것으로 2015년 기본계획 수립 이후 4차례에 걸친 대규모 의견수렴, 단계별 업무혐의회, 분류심의회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국가통계위원회를 통해 확정됐다.

    30대 그룹 가운데 이번 통계청의 한국표준산업분류 개정에 따라 '금융업'으로 분류가 변경된 지주사는 SK, LG, GS, CJ, LS 등 5곳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주회사는 다른 기업체의 지배적 지분을 소유하거나 회사의 경영 전략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주식을 확보·유지하는 산업활동을 말한다"면서 "주식 보유가 목적이라는 데 포커스를 맞춰 산업을 분류했다"고 말했다. 국제표준산업분류를 기반으로 국내 경제 구조 및 환경 여건을 반영해 개정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지주회사의 '금융업' 분류가 자칫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서로를 소유하거나 지배하지 못하는 '금산분리 제도'를 부정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대기업 지주사의 '금융업' 분류는 업계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것.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공약이었던 '금산분리' 강화를 통해 금융계열사를 그룹에서 분리시키는 정책이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이번 조치는 부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지주사의 금융업 분류에 업종지수 왜곡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한 연구원은 "일부 지수 왜곡 현상이 있을 수 있다"며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현대중공업, 롯데그룹 등의 지주사들이 향후 금융업으로 분류돼 공시되면 다시 한번 혼란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계청 관계자는 "오해할 수 있지만 소속회사가 어떤 산업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지주회사만 따로 보는 것"이라면서 "금산분리 제도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표준산업분류는 유사한 산업을 카테고리화 해서 통계로 보여주기 위한 기본 인프라일 뿐 사업 영위를 위한 제도나 법령은 현행법을 따르면 된다는 설명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주사가 금융업으로 분류됐다고 해서 금융사업을 진행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금산분리 제도는 지금처럼 이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