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관련 임원 보직해임,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요청使…“징계성 인사 이미 실시했지만” 민심 달래기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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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KB국민은행지부는 부당노동행위 규탄 기자간담회를 열고 관련 책임자 징계를 요구했다.ⓒ뉴데일리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두며 승승장구하던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은행장이 뜻하지 않게 먹구름을 만났다.
지난해 연말 진행된 노조위원장 선거에 임직원들이 대거 개입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이에 대한 책임 여부를 묻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측의 선거개입 부당노동행위 증거와 이에 대한 배후로 경영진 일부를 공개했다.
노조 측은 이오성 전 경영지원그룹 부행장이 전국 부점장 화상회의를 통해 지점장에게 노조위원장 선거 전 대의원 선출에 있어서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실제 공개된 녹취록에서 이오성 전 부행장은 “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선출되는 분회장, 그 다음에 또 28일~29일 정도에 선출되는 3명의 부점 당 한 명이 선출되는 대의원 선거에 있어도 직원들의 의견이 대변할 수 있는 대표를 선출하라”고 말했다.
이는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사용자 측의 지나친 개입에 속한다.
지점장이 개입돼 선출된 대의원들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참여하며 현 박홍배 위원장의 당선 무효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은 지난해 연말부터 연초까지 2번의 선거를 치루는 내홍을 겪었다.
선거 당일에는 특정후보를 지지하라는 내용까지 공개돼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박홍배 국민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은 “일부 본점 부서와 지점에서는 비밀투표의 원칙을 무시한 채 부서장이 기표 행위를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투표가 이뤄졌다고 밝힌 곳도 있다”며 “은행 HR본부장은 본인이 직접 지방까지 뛰어다니며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을 했고 선거 방송원고 사전 검열과 홍보물 사전 검열이 자행됐다”고 밝혔다.
이어 박 위원장은 “이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사안이며 이에 KB국민은행지부는 선거 개입 책임자 처벌과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은행 노조는 오는 26일 선거과정에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는 진성서를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 접수할 예정이다.
일단 사측도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뿔난 민심을 달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당시 인사담당 책임자인 이오성 전 부행장은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계열사인 KB데이터시스템 대표로 이동했다.
계열사 대표로 이동했지만 은행 측은 징계성 인사였다는 해명이다. 이후에도 김 철 HR본부장 역시 영업현장으로 이동했으며 지난주 직원만족 담당 부장도 교체됐다.
하지만 노조 측은 이오성 대표와 김철 본부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윤종규 회장 겸 은행장은 오는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주변에선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추켜세우고 있지만 이번 부당노동행위 사건으로 인해 노조를 탄압하는 이미지를 갖게 될 우려가 큰 만큼 하루 빨리 민심을 달릴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