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노태우 판례' 들어 비공식 '단독면담' 문제 제기"변호인단, 근거 없는 논리 비약…안종범 증언으로 입증돼"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데일리DB


    삼성 측 변호인단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단독면담을 문제 삼는 특검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단독면담이 부정한 청탁과 대가합의의 근거라는 주장을 '과도한 논리 비약'이라 꼬집은 것이다.

    변호인단은 25일 서울중앙지법 311호 중법정에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44차 공판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했다. 특검에서 제출한 의견서를 반박하는 내용이다.

    특검은 이날 공판에 앞서 단독면담의 성격과 법적의미가 적시된 18번째 의견서를 제출했다.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가 은밀하고 부정적으로 진행됐다는 논리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뇌물사건을 언급하며 비공식 단독면담의 문제점도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 안가에서 기업인들과 비공식 면담을 통해 거액의 금품을 수수했고, 재판부가 비공식 단독면담이라는 점을 들어 뇌물로 판단했다는 주장이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관계자들이 독대 사실을 알지 못할 정도로 은밀히 이뤄졌다는 사실도 강조됐다. '대통령이 기업인들을 만나 윈윈하는 자리라 들었다. 대통령이 공개 건의에 완강히 반대했다'는 홍보수석의 발언도 부정한 청탁의 근거라 주목했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일지도 언급됐다. 일지에 기재된 '삼성그룹 승계과정 모니터링'이라는 단어가 박 전 대통령의 개입을 증명하는 증거가 된다는 설명이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안가라는 은밀한 장소에서 독대했다"며 "그 자리에서 이 부회장의 현안인 경영권 승계에 대한 청와대의 지원과 대통령의 현안인 승마와 재단의 지원이 결정됐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의 주장에 대해 '논리 비약'이라고 반박했다. 대통령과 단독면담한 현대차, CJ, SK, LG, 한화, 한진, 롯데, 포스코, KT 등 모든 기업이 부정한 청탁과 뇌물수수 합의를 했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공세라는 지적이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독대에서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추측에 가깝다며 "안종범 전 수석을 포함한 청와대 관계자들의 증언과도 반한다"고 꼬집었다.

    더욱이 "현재 기소된 결과 등을 비췄을 때도 이같은 주장은 인정되지 않는다"며 "아무런 근거 없이 무리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항변했다.

    특검이 동아그룹과 대우그룹의 판례를 들어 비공식 단독면담에서 돈세탁 등이 이뤄진 점을 강조한 것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며 자금의 출처의 명확성을 비춰볼 때 변칙이나 돈세탁이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전 수석의 일지도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어렵고 안종범 수첩과 같은 전문증거에 불과해 증거능력이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한편 오전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됐던 최우석 보건복지부 행정관이 출석을 거부하면서 공판은 허무하게 마무리됐다.

    때문에 특검과 변호인단은 최순실과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박 전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이 나눈 녹취록에 대한 서증조사를 진행했다.

    특검은 녹취록을 앞세워 최씨가 국정에 깊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강조했지만, 변호인단은 해당 내용이 공소사실과 무슨관계가 있는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