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전광춘 감사원 대변인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제3별관 브리핑룸에서 '한국형 기동헬기(수리온) 비행 안전성' 등 감사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눈씻고 찾아봐도 웃을 일이 없는 처지에 놓였다.
방산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내달 초 발표될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급기야 KAI는 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지분율 26.41%)의 요구로 최근 이슈들에 관한 현황보고를 진행했다.
수출입은행 측은 25일 "수은의 출자기업을 관리하는 담당 부서에서 관련 설명을 듣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면서 "앞으로 추가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추후 현황보고가 또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은의 이번 현황보고는 일종의 상견례 성격이 짙다.
수은은 지난 6월 30일을 기점으로 KAI의 1대 주주로 올랐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KAI 주식 1조1천억원을 현물출자 받은 것이다. 올초 수은이 대우조선해양을 지원하면서 건전성이 악화되자 정부 차원에서 자본확충을 차원에서 단행됐다.
즉 수은 입장에서는 KAI 대주주가 된 지 불과 보름 만에 감사원의 방산비리 발표를 맞딱뜨린 셈이다.
KAI는 올 2분기 실적도 썩 좋지 않다.
업계에서는 올 2분기 매출액을 전년 동기 대비 11% 줄어든 7128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영업이익도 71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9%나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AI 측은 "수주 잔량 감소에 따른 매출 하락"이라며 "실적하락은 이번 방산 비리 의혹 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KAI는 올 하반기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Advanced Pilot Training)에 뛰어든 상태다. 이밖에도 태국, 보츠나와, 페루, 터키 등과 수주 협상도 현재진행형이다.
특히 T-50A 미국 고등훈련기 수주계약건에는 중장기적으로 100조원이 달려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달 초 방미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T-50A 훈련기 구입을 요청한 것도 막대한 수출 규모가 자리하고 있다.
-
-
▲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에 뛰어든 T-50A ⓒ KAI
이번 사업은 미국 공군의 노후된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는 것으로 초기규모만 우리돈으로 17조원에 달한다. 이후 교체될 훈련기 650대까지 고려하면 총 5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미국 공군의 선택이라는 타이틀이 더해지면 제 3국 수출물량도 추가로 1000대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미국 공군 훈련기와 제 3국 수출물량까지 총 100조원대의 사업이 진행중인 셈이다.
KAI는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미국 보잉-스웨덴 사브 컨소시엄과 경쟁중에 있다.
다만 KAI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이어지면서 APT 사업자 선정에도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미국 정부의 사업자 선정 기준에 해당 기업의 부패지수도 주요 항목으로 자리하고 있어 검찰의 수사가 길어질수록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현재 KAI를 둘러싼 검찰의 수사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성용 전 사장이 리베이트 의혹 등으로 물러나자 검찰은 그의 측근인 손승범 인사팀 차장을 배임 혐의로 공개수배, 얼굴을 공개했다. 손 차장은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