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증권, 오는 11월 DB금융투자로 변경현대차‧케이프‧KB證…고객 혼란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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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들이 잇따라 사명을 교체하면서 업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증권은 지난 23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11월부터 ‘DB금융투자’로 사명을 변경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오는 10월 소집키로 결의했다. 임시주총에서 이 안이 통과될 경우 동부증권의 사명은 바뀌게 된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DB금융투자라는 명칭은 사내 공모를 통해 선정된 이름이다. 금융투자 명칭은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회사’를 지향하겠다는 의미다.

    그간 동부증권의 실적은 줄곧 내림세를 걸어 왔다. 올 1분기 101억원의 순손실을 낸 여파로 상반기 총 순이익이 20억1770만원에 그쳐 전년 동기 94억9330만원에 비해 81%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수익원인 리테일뿐 아니라 새로운 사업 분야인 자산관리, 투자은행 등 새 먹거리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으로 읽힌다.

    동부증권이 사명을 변경하게 되면 올 들어 ‘간판을 바꿔 단’ 주요 증권사만 4곳에 달한다.

    앞서 현대차투자증권도 지난 7월에 구 ‘HMC투자증권’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모기업인 현대차그룹의 소속임을 분명히 알린다는 취지다.

    현대그룹이 운영하던 ‘현대증권’은 지난해 KB금융지주에 인수돼 ‘KB증권’으로 재탄생하면서 현대차투자증권은 비로소 제 이름을 찾았다는 반응이다.

    회사는 과거 HMC투자증권 시절 그룹 내 입지가 불투명하다는 설도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기도 한 만큼 이번 사명 변경으로 그룹 내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인수합병에 따른 사명 변경도 잦았다. 올 들어서만 지난 1월에는 케이프에 인수된 LIG투자증권이 케이프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도 지난해 합병으로 인해  KB증권으로 신규 출범했다.

    한 증권사가 사명을 변경할 경우 금융당국의 신청 및 인가를 받는 절차적 비용뿐 아니라 간판, CI, 직원 명함부터 공식 서류에 들어가는 명칭까지 모두 새롭게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소요되는 비용만 수백억이 드는 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비용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사명 변경을 통해 기존의 낡은 대중 인식을 버리고 새로운 이미지를 고취함과 동시에 내부적인 사기 진작 등의 효과를 노리게 된다.

    그러나 잦은 사명 변경이 투자자들의 혼란을 일으켜 기존 명칭으로 쌓아 올렸던 인지도를 잃게 되는 부작용도 있다.

    사명을 변경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들에게 널리 알려졌던 기존 명칭을 버리고 새로운 명칭으로 변경한 지 수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의 인지도가 낮다”며 “과거의 회사와 동일한 곳으로 인식하고 있는 투자자가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명을 변경하게 되면 간판부터 명함, 기업 CI 및 각종 자료의 명칭을 모두 변경해야 돼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비용과 노동력이 소요된다”며 “이러한 비용을 감수하고 중장기적인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