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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DB그룹으로 간판을 바꿔야 하는 동부그룹이 내부적으로 새 로고를 결정했다.
그룹의 상징이었던 태양 문양은 버리고 새 사명 'DB'를 활용하되 기존에 사용해온 초록색과 주황색을 사용한 점이 눈에 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동부는 지난 6월15일 사명변경 예정인 'DB'를 활용한 로고를 제작해 특허청에 상표권을 출원해 상표등록을 기다리고 있다.
상표 출원은 상표권을 취득하기 위한 행정상 청구를 말한다.
상표권 등록 이후에는 상표법에 따라 대한민국 전역에서 3년간 등록한 상표에 대한 독점적인 사용권을 보장 받는다.
이에 따라 동부대우전자와 동부증권을 비롯해 동부하이텍, ㈜동부, 동부화재, 동부생명, 동부저축은행 등 계열사 모두가 'DB'로 사명이 바뀌면서 해당 문양이 들어간 로고로 간판을 교체하게 된다.
그룹측은 "DB'는 내부 공모 및 전문가 의견 자문 등을 거쳐 올라온 최종 2~3개 안 중 하나라는 입장이지만 이미 특허청에 'DB'를 사용한 로고제작을 완료해 사용일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명 및 로고 교체는 동부의 상표권을 보유한 동부건설이 사모펀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됨에 따라 계열사들이 매년 거액의 사용료 지불을 피하기 위해 진행됐다. -
당초 그룹 측은 '동부'와 로고 사용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방안을 우선순위로 잡았지만 매각된 동부건설과 상표권 사용에 따른 절차와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판단해 지난해 말 부터 사명 및 로고 교체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로고의 시각적 상징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동안 동부그룹의 상징인 태양 문양의 로고를 버려야 한다는 리스크가 컸지만 핵심 계열사들이 떨어져 나간 상황에서 그룹의 정체성 재정립을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연내 전 계열사의 사명과 로고 교체를 목표로 해온 그룹 입장에서는 사명과 로고 확정이 시급한 과제였다.
그룹측은 특허청에 상표출원 이후 우선심사를 요청하고, 지정기간단축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상표등록을 서두른 정황도 보였다.
11월 간판교체를 목표로 지난 6월 상표권을 출원한 동부그룹 입장에서는 상표출원부터 등록시까지 최대 6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 'DB'와 로고 사용 가능 시점을 앞당길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익숙한 사명을 변경하는 것은 그룹과 계열사 입장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교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새 브랜드를 최대한 빨리 알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그룹 관계자는 "아직까지 새 사명과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고, 계열사별로 사명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부그룹은 지난 1971년 동부고속운수(현 동부익스프레스)를 시작으로 '동부'라는 사명을 지금까지 전 계열사가 사용해 왔다.
올 하반기 사명교체가 진행되면 동부증권 등 주요 금융계열사와 동부대우전자, (주)동부 등 제조 계열사는 물론 동부 프로미 프로농구단 역시 '동부'를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