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개봉한 영화 ‘장산범’의 ‘엔딩 크레디트(영화가 끝난 뒤 자막으로 나오는 제작 참여자 명단)’에 ‘신영증권’의 이름이 등장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지난 6월 ‘신영NEW 문화콘텐츠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이라는 이름의 사모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이름 그대로 영화배급사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에서 유통하는 영화 라인업을 투자 대상으로 한다.
NEW는 출범 3년만에 한국 영화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배급사다. 영화 <7번방의 선물>, <변호인>, <신세계>, <옥자> 등의 흥행을 이끌기도 했다.
최근작인 장산범도 지난 27일 기준 누적관객 100만명을 돌파(약 115만명)하며 여름 막바지 공포영화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해당 사모펀드를 통해 영화 ‘장산범’ 투자자로 들어가게 됐다”며 “사모펀드 성격상 정확한 투자규모는 공개가 어렵다”고 밝혔다.
증권가의 영화 투자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대작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국내 영화시장 규모가 날로 성장하면서 영화는 새로운 대체 투자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앞서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지난 2월 영화배급사 ‘쇼박스’가 투자‧배급하는 모든 영화에 투자하는 ‘코리아에셋SHOWBOX 문화콘텐츠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를 출시하며 국내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영화 자체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내놓았다.
쇼박스는 최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택시운전사>의 흥행을 성공시켰으며 <내부자들>, <사도>, <위플래쉬>, <은밀하게 위대하게> 등을 대표작으로 내세우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영화 투자도 꾸준히 실적을 보이고 있다.
아직까지 영화 크라우드 펀딩은 ‘와디즈’ 등 전문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와디즈는 지난 5월 영화 <노무현입니다>의 펀딩을 개시한 지 26분만에 목표액을 달성해 최단기록을 세웠다.
이에 앞서 <판도라>, <덕혜옹주>,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등의 펀딩을 진행하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와디즈와 지난 5월 크라우드 펀딩 투자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에 따라 자사 계좌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와디즈의 펀딩에 투자할 경우 투자 지원금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증권사 중 가장 적극적으로 크라우드 펀딩을 전개하고 있는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인천상륙작전’의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 관객수가 700만 명을 돌파하면서 25.6%(세전)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뒤이어 독립영화 ‘걷기왕’, 올 들어서는 스릴러 영화 ‘하루’의 펀딩을 진행했으나 두 작품 모두 당초 예상보다 흥행 실적이 저조해 높은 수익률을 거두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