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우선매수권 회복 땐 '복잡'

  • ▲ 금호타이어 매각이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 금호타이어
    ▲ 금호타이어 매각이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 매각이 연장전에 접어들었다. 

애초 내달 23일까지 중국계 더블스타와 매각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으나 이미 엎어진 물이 됐다. 

현재 상태론 금호타이어 매각이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 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더블스타는 1500억원 인하 요구에 나섰고, 정부는 갑자기 '산업 논리'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자금이 부족해 인수전에서 밀렸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한중을 오가며 '백기사'를 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 매각이 연내 성사될 수 있겠느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 박삼구 회장, 우선매수권 회복 땐 '복잡'

30일 금호타이어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은 더블스타와 가격협상을 위해 중국으로 향했다. 앞서 더블스타는 최초 제시한 매각가 9550억원에서 16.2% 인하된 8000억원으로 조정을 요구했다. 금호타이어의 실적이 악화된 만큼 매각가를 낮춰달라는 것이다. 

더블스타가 채권단과 맺은 주식매매계약(SPA)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영업이익 전년동기 대비 15% 미만 감소할 때 SPA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더블스타는 계약해지 대신, 가격 조정을 택한 셈이다. 

채권단은 큰 틀에서 가격인하를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신 금호타이어 노조의 요구사항인 고용보장 등을 두고 협상을 이어갈 전망이다.   

문제는 금호타이어 가격 조정에 따라 주식매매계약을 새로 쓰게되는 만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이 되살아나는데 있다. 

이에 대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여건이 된다면 박 회장이 인수하는 것이고 아니면 못사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여론전으로 해결할 일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지난 한달 여간 금호산업이 지닌 '금호' 상표권의 사용료를 두고 채권단과 치킨게임을 벌여왔다. 

채권단은 이번에도 상표권 논쟁을 피하기 위해 애초 박삼구 회장이 당초 요구했던 사용조건을 그대로 들었다. 상표권 사용요율은 매출액은 0.5%, 사용기간은 20년이다. 

단 중국의 더블스타가 요구한 사용요율인 0.2%와 차액은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에 매년 보전해주기로 했다. 최대 보전금액은 27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 ▲ 금호타이어 매각 전이 난항에 빠졌다. ⓒ 뉴데일리
    ▲ 금호타이어 매각 전이 난항에 빠졌다. ⓒ 뉴데일리


  • ◇ 정부 개입 어디까지… 금융위도 '조짐'

    금호산업은 채권단이 제시한 안에 대해 몇몇 단서조항을 두고 수정 여지를 둔 채 답변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 측은 채권단과 상표권 논쟁으로 시간을 벌면서 한편으로는 자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호타이어 매각가가 낮아지면서 인수전에 나서볼만한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한중을 오가며 백기사를 구해 세부 자금 조달 계획을 짜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정부까지 나서서 금호타이어 중국계 매각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매각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까지 생겼다. 

    백운규 산업통상부 장관은 28일 국회에 출석해 금호타이어의 더블스타 매각과 관련해 "방위산업, 지역경제, 국가경쟁력 등에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또 "금융논리 보다 산업논리가 우선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금융위까지 금호타이어 매각전에 개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위는 금융정책국 내 산업금융과에서 도맡았던 산업은행 출자회사 관리를 기업구조개선과로 옮겼다. 

    이 부서는 지난해 조선·해운 구조조정 실무를 담당했던 곳으로 금융당국이 언제든 금호타이어 매각에 나설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부가 금호타이어의 미래에 대해 방향을 정했다기보다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측면이 강한 것 같다"고 밝혔다.